[편집자에게] 당신 아이도 인터넷 중독?

조선일보
  • 차정섭·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입력 2009.10.01 23:15

    차정섭·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란 신조어가 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디지털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휴대폰을 장난감 삼아 놀다가, 걸음마를 떼고 말문이 트일 무렵부터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글을 익히고 게임을 한다. 초등학교 4학년 100명 중 6명이 심각한 인터넷 중독에 빠져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는 보건복지가족부의 통계(조선일보 9월 16일자 보도)는 안타깝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바로 전형적인 디지털 원주민 세대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중독은 사회적인 문제이다. 인터넷에 중독되면 현실과 인터넷 가상공간과의 혼동상황에서 대인관계가 소홀한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고, 학업 및 시력저하, 수면부족, 거북이목 증후군(목이 삐죽 튀어나오는 모습), 터널증후군(마우스에 혹사당하는 손목관절통증)과 같은 신체적 문제를 야기시킨다. 그런데도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부모가 많다. 맞벌이 부모들과 자녀 간 소통의 부족 또는 단절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아이들의 인터넷 이용시간은 평일에는 부모와의 대화시간 14배에 해당하는 144분(2시간 24분), 주말에는 무려 24배인 240분(4시간)이라고 한다.

    2007년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잠재적 위험사용자 청소년과 일반 사용자 청소년에게 '인터넷 중독시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부모'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87.9%, 89.8%였다. 이는 아이들이 현재 자기가 처하고 있는 인터넷중독 문제를 부모를 통해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부모들도 적극적이고 합리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부모가 이런 역할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부모 자식 간의 관계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 먼저 자녀가 하는 게임을 옆에 앉아서 지켜보거나 호기심을 가지고 물어보자. 무슨 게임인지, 또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인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고 아이가 설명해주면 경청하고 기억해 둔다. 또한 가급적 아이와 합의를 통해서 컴퓨터를 거실에 두고 가족이 함께 사용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면 인터넷 사용 규칙을 함께 정한다. 규칙도 자녀가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정하고, 부모도 그 규칙에 따르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인터넷 중독도 알코올이나 약물중독처럼 내성과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어린이 인터넷 중독은 조기 진단과 치료를 병행한다면 치유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 자녀가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생각될 때, 지체 없이 '헬프콜 청소년전화 1388'을 이용해보자. 1388은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원 및 전국 148개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24시간 운영하는 청소년전용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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