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은퇴 선언...선수협 통해 팬들에 은퇴 편지 보내

입력 2009.09.15 14:39

정수근이 결국 방망이를 놓기로 했다.

정수근은 15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를 통해 팬들에게 은퇴를 알리는 편지를 보냈다. 지난달 31일 음주 난동 해프닝이 일어난 지 보름만에 23년간 해왔던 야구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

정수근은 편지에서 '힘들고 괴로운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라고 은퇴를 하게 됐음을 알렸다. '많이 힘들고 지쳐있습니다. 8월 31일 이후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망과 억울함이 반성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제가 쌓아온 이미지 탓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작은 해프닝이 큰 사건으로 번진 것 자체를 자신의 잘못으로 돌렸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되돌릴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얼마나 신뢰를 잃었는지 알았기에 다시 명예를 찾아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면서 '인생의 전부인 야구를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작은 키로 힘들게 야구를 했던 어린 시절과 OB에 입단했을 때,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 등 자신의 야구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어떤 기쁨과 슬픔, 좌절을 느끼는 순간에도 다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안해서 좌절하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으로 야구를 할 수 없는 사형수같은 기분이 들었다'면서 '이런 글로 제 마지막을 전할 수 밖에 없는 현실마저도 괴롭지만 이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은퇴 기자회견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야구를 하는 동안 받았던 팬 여러분들의 사랑을 절대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야구를 하게 해주신 부모님과 은사님들, 두산과 롯데 팬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한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정수근은 지난 8월 31일 부산 재송동의 호프집 종업원이 '정수근이 웃통을 벗고 난동을 피운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1일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정수근이 1일 오후 결백을 주장했고, 신고한 종업원도 "경기 전날에 술마시는 정수근이 미워 허위 신고했다"고 밝혔지만 롯데는 정수근을 퇴출시켰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무기한 실격선수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정수근은 이에 "명예만은 되찾고 싶다"고 무죄를 밝히겠다고 했으나 그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선수협 권시형 사무총장은 "그 재능이 아깝고 이번 사건이 너무나 말도 되지 않아 말리려고도 했으나 너무 그의 의지가 확고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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