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고 미칠것 같아…" 울어버린 윤은혜

조선일보
  • 최승현 기자
    입력 2009.09.14 03:03 | 수정 2009.09.14 08:34

    2년 만에 드라마 복귀 '연기 변신' 힘겨운 도전
    연기력 논란 질문에 큰 눈에 눈물 뚝뚝…
    "저에 대한 시청자 질책…자만 말라는 뜻으로 알아"

    아이라이너로 예리하게 그린 눈꼬리 밑이 발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철없는 재벌가 상속녀 강혜나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윤은혜(25). 털털한 남장여자('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유아독존(唯我獨尊) 공주병 캐릭터로 과감하게 변신했지만 싸늘했던 대중들 반응 때문일까? 지난 9일 한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연기력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촬영이 없으면 하루 종일 방 안에서 울었을 텐데…. 그럴 수도 없고. 제 연기력에 대한 악평을 담은 기사를 부모님이 보시면 얼마나 속상해하실까 하는 생각도 들고. 미쳐버릴 것 같았어요. 꾹꾹 참고 웃으면서 촬영을 하다가 결국 주르륵 눈물 흘린 적도 많아요. 이제는 변신하는 게 너무 두려워요. 매번 많은 분들을 익숙하게 만드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험악한 상처를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겁부터 납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회를 거듭할수록 저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다"며 "초반에 저를 질타하는 일부 시청자들의 말씀은 자만하지 말라는 뜻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씨익 웃어 보였다.

    ‘아가씨를 부탁해’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윤은혜는 인터뷰에서 눈물을 떨어뜨렸다.“ 새로운 캐릭터는 위험하지만 즐거운 도전이었다”는 그는“일부 시청자들의 연기력 비판에 많이 괴로웠다”고 했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드라마 초반, 그의 연기에 관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적했던 건 부자연스러운 발음이었다. 윤은혜는 "사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찍을 때도 발음 논란이 늘 따라다녔다"며 "아마 이 작품에서는 혜나가 재벌가 상속녀라서 더 바른말을 써야 한다는 사람들 고정관념 때문에 발음 문제가 두드러졌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제 말투 때문에 미워 보일 수 있는 혜나 캐릭터가 더 인간적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말씀하세요."

    강혜나는 매회 일상에서는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은 휘황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선보이고 있다. '씩씩한 소녀(혹은 소년)' 이미지로 부각되던 윤은혜로서는 '우아한 숙녀'로 거듭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밟고 있는 중. 그는 "여자가 예뻐지려면 너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커피프린스 1호점' 시절에는 세수하고 로션과 선크림만 바르면 촬영준비가 끝났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2시간쯤 먼저 일어나 메이크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굽 높은 구두 또한 부담스럽다. "12~13㎝쯤 되는 하이힐을 주로 신는데, 한참 촬영을 하다 보면 다리가 코끼리처럼 퉁퉁 붓는다"며 울상이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혜나는 여성스러운 인물의 전형은 아니다. "늘 강한 척하지만 너무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어서 이런저런 실수를 하죠. 그래서 자기감정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거고요. 뭐 하나 모자란 애처럼 보이기도 하잖아요. 완벽하게 여성스럽다고 보기는 힘들죠."

    연기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기 때문에 잊혀진 사실이 하나 있다. 윤은혜는 가수 출신이다. 아이돌 그룹 '베이비복스' 멤버였다. 지난해 힙합 그룹 '마이티마우스'의 히트곡 '사랑해' 작업에 참여해 노래를 불렀던 그는 아직도 가수 활동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듯했다. "6년간 무대에 섰잖아요. 지금도 가수들이 열창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뛰어요. 하지만 요즘 나오는 후배들 보면 훈련도 많이 받은 데다 재능도 넘쳐서 과연 제가 그들을 당해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죠. 어쨌든 저는 제가 노래도 잘 못하고 끼도 별로 없었을 때 가수 활동을 했었다는 점이 줄곧 아쉬웠어요."

    윤은혜는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2년여 공백을 가졌다. 당시 그가 몰두했던 건 그림. 데뷔 전, "연예인이 될 것이냐, 그림을 그릴 것이냐"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는 그는 "제 마음의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추상화를 즐겨 그린다"고 했다. 완성된 작품만 10여점. 그는 "한 가지 주제로 그린 작품이 여러 점 쌓이면 전시회를 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배우로서 여자로서 무르익어 가고 있는 나이"라고 했다. "조금씩 조금씩 제가 갖고 있는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데 안타까운 건 많은 분들이 실패할 시간을 안 주시려 한다는 거죠. 전 실패도 해가면서 더 배우고 싶거든요. 한 번 실수로 한 배우를 실패자로 낙인 찍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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