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北)정세 매우 유동적… 북핵(北核) 새 전기(轉機) 올수도"

조선일보
  • 주용중 기자
    입력 2009.09.12 02:59

    李대통령, 외교안보자문단 간담회서 밝혀
    조만간 남북대화 가능성'대화 분위기' 유지 강조 南주도 북핵방안도 논의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최근 북한이 한편으로 유화적 조치를 취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 진전을 주장하는 등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매우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이 북핵 문제에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자문단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이 대통령이 '새로운 전기 마련'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창의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강조한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간 북한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신이 오거나 북핵 문제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것은 아직 아니지만, 어찌 됐든 북한이 최근 들어 과거의 강경태도를 누그러뜨리는 측면이 있는 만큼 대화 모멘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통령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남북관계에 있어 중대한 전환기이자 격동기"라면서 "20~30년 뒤에 되돌아 보더라도 '그때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강원도 홍천 11기계화보병사단(화랑부대) 신병교육대를 방문, 훈련 3주차 병사들과 함께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북한의 댐 무단 방류로 민간인 6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정부가 북한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요구했으므로 북한의 의도를 자꾸 유추하거나 확대해석함으로써 불필요하게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만큼 북한의 행동이 우리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결돼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자문 교수들도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모멘텀은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의 댐 방류 의도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기로 했다"면서 "우리가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유추해서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 아니냐. 북한의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리면 접경지역의 수자원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와 함께 최소한 유가족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라고 북한에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이 각각의 시급한 현안 등으로 북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나갈 동력이 약한 상황인 만큼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대화를 통해 핵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교수들에게 자신의 8·15 경축사를 거론하며 "북한이 핵 포기 결심만 한다면 북한 경제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북한 조문단에도 설명하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가 전제되면 남북관계가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2년까지 핵을 포함한 강성대국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정부는 2012년까지 북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고 당당한 대북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한승주 한미협회회장, 안광찬 예비역 장군, 하영선 서울대 교수, 김태우 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남주홍 om/school/schView.jsp?id=450" name=focus_link>경기대 교수,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교수, 한석희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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