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의원 용납 안하는 미(美)의회

입력 2009.09.11 02:58 | 수정 2009.09.11 09:43

오바마 연설중 공화당 의원이 "거짓말" 외쳐
민주는 물론 공화 의원까지 비판… 결국 사과

9일 오후 8시40분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던 미 의사당 본회의장.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안이 불법이민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의원석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당신 거짓말이야(You lie!)."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의 공화당 소속 조 윌슨(Wilson) 하원의원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잠시 그를 본 뒤 "그건 사실이 아니오"라며 말을 이었다. 값비싼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4700만여명의 미국인에게 모두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게 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안은 ▲정부 운영 보험의 비효율성 ▲1조달러의 추가 재정 적자 발생 ▲영세민·고령자에 대한 기존 연방 건강보험의 약화 가능성 등의 우려로 인해, 미국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건강보험 개혁안에 대해 연설하는 도중 공화당의 조 윌슨(가운데) 하원의원이 오바마를 향해“거짓말 한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다른 의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개혁안을 설명하는 동안에도, 공화당 의석에선 간헐적으로 웅성거림이 있었다.

냉소(冷笑)하는 의원도 있었고, 루이스 고머트(Gohmert) 하원의원은 '무슨 계획(What plan)?'이라고 쓴 종이를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발언에 야당 의원이 손가락질하며 "거짓말한다"고 하는 순간, 일제히 민주·공화당 의석 전체에서 윌슨 의원을 비난하는 '부~(boo)' 소리가 쏟아졌다.

공화당 의원들은 매우 당혹해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McConnell) 상원 대표는 "우리는 대통령을 존경심을 갖고 대해야 한다. (의사당에서) 그 밖의 다른 어떤 것도 모두 부적절하다"고 질책했다.

작년 대선에서 오바마와 싸웠던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은 CNN 방송 인터뷰에서 "완전히 무례한 행동이었다. 그런 행동이 적합한 장소는 의사당뿐 아니라 어디도 없다. 즉시 사과하라"고 윌슨에게 요구했다. 소속 정당을 떠나 미 의원들 사이에선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로 해 놓고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고함을 쳐 연설을 방해한 윌슨 의원의 행동은 잘못됐다는 비판이 압도적이었다.

윌슨 의원은 이날 저녁 쏟아지는 여론의 뭇매 속에서 "나의 발언은 부적절했고 후회스럽다"는 사과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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