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때 살아갈 힘 줘… 어머니 품 같은 분"

조선일보
  • 김한수 기자
    입력 2009.09.11 03:23

    박한영 스님 61주기 맞아 선운사에서 재조명 행사

    근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지성이었던 석전 박한영 스님을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20일 선운사에서 열린다./선운사 제공
    석전(石顚) 박한영(朴漢永·1870 ~1948) 스님―. 근대한국불교의 대강백(大講伯)으로 꼽히는 그는 유불선(儒佛仙)에 두루 막힘이 없었던 석학으로 한용운 정인보 오세창 등과 교유했고, 만암 청담 운허 스님 등을 가르쳤다. 1926년 서울 안암동 개운사 대원암에 개설한 불교전문강원에서 신석정 서정주 이광수 조지훈 김달진 등을 지도했으며 3000수에 이르는 한시(漢詩)를 남겼다. 서정주는 "매우 견디기 어려운 한밤중에 홀로 깨어 고민하는 때의 언저리쯤에는 반드시 다시 이 분의 깊은 도애(道愛)를 돌이켜 생각하곤 어머니의 품속에 파묻히는 아이처럼 파묻히어 새로 살 힘을 얻는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3·1운동 직후 결성된 한성임시정부에 참여한 독립운동가이며, 1929년 조선불교승려대회에서 7인의 교정(敎正) 가운데 한 사람으로 추대된 불교계의 거목이다.

    전북 고창 선운사(주지 법만 스님)는 20일 오전 10시 경내 강당에서 올해 61주기를 맞는 석전 스님을 본격적으로 재조명하는 《석전 영호대종사의 생애와 사상》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혜남 스님(전 종립승가대학원장)이 석전 스님의 강맥(講脈)에 대해 기조강연하고 〈석전 박한영의 불교사상과 그 유신운동〉(노권용 원광대 교수), 〈석전 영호 대종사의 계율사상〉(효탄 운문사 승가대 교수), 〈영호 박한영의 항일운동〉(오경후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선임연구원), 〈석전 박한영의 문학관〉(김상일 동국대 교수)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전북 고창 선운사 인근 주민들이 만든 소금을 절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도‘보은염 이운 행사’가 열린다./선운사 제공

    또 19일 선운사 박물관에서는 〈석전 대종사 유묵(遺墨) 특별전〉이 개막된다. 전시작품은 육당 최남선이 석전 스님의 한시를 정리한 〈석전 시초〉를 비롯해 석전 스님이 신석정에게 보낸 편지와 최남선이 석전 스님에게 보낸 편지 등 서간문, 만공 스님과 오세창 등의 서예작품 등이다.

    일반인에게는 선운문화제 중 19일 낮 12시30분 열리는 〈보은염(報恩鹽) 이운(移運)행사〉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백제 때 선운사의 검단선사가 도적을 감화시켜 양민으로 만들고 소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생계를 잇게 한 덕을 기려 주민들이 선운사에 소금을 바치는 의식을 재현하는 행사로, 일주문·천왕문을 거쳐 대웅보전 앞까지 소 달구지가 소금을 싣고 이동한다. 선운문화제 기간 중에는 전통차 시음회, 산사음악회(19일 오후 7시), 청소년음악놀이 경연대회(20일 오후 4시), 고창주민 농산물 직거래장터(19~20일)도 마련된다. (063)561-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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