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호] 첫 TV 드라마 PD 최창봉씨

조선일보
  • 송혜진 기자
    입력 2009.09.09 03:15 | 수정 2009.09.24 11:52

    최창봉(崔彰鳳·84) 한국방송인회 이사장.
    "당시 우리나라엔 TV 연출을 어떻게 하느냐를 제대로 아는 사람조차 드물었어요. 동료들과 '텔레비전 프로덕션'이라는 외국책을 공동으로 번역해가면서 연출이 뭔지 공부하던 시기였죠."

    최창봉(崔彰鳳·84) 한국방송인회 이사장의 말이다. 최 이사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텔레비전 드라마 PD다. 군 방송의 실질적인 책임자로 일하면서 방송과 인연을 맺었던 그는 1956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방송국 KORCAD(HLKZ-TV)의 개국 프로듀서로 합격했다. 같은 해 5월 12일 첫 전파를 발사한 이 방송국에서 그는 연출과장으로 발탁돼 텔레비전 방송 창설 주역을 담당했다.

    처음 연출했던 프로그램은 개국식 실황. 그 후 그가 연출한 방송이 우리나라 최초의 TV 드라마 '천국의 문'이란 30분짜리 생방송 작품이었다. 드라마 '사형수'를 최초의 TV 드라마라고 기록해 놓은 자료가 꽤 많은데, 최 이사장은 "'천국의 문'이 몇 달 먼저 나온 작품"이라고 정정했다. '사형수'는 1시간 30분짜리 드라마였다. 김경옥·오사량·최상현 등 제작극회 배우들이 출연한 이 드라마는 카메라 두 대로 연출해 생방송으로 전파를 탔다. "욕심이 많아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었는데 기술적으로 한계가 많아서 쉽지가 않았어요. 기술감독이 미국인이었는데 내가 욕심 내면 옆에서 말리고…그래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죠."

    1시간 30분짜리 드라마 '사형수'.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오늘. 드라마 PD의 위상과 역할은 엄청나게 변화했다.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었던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력을 '관리·운용하는 사람'으로 그 책임이 보다 커졌다. 연출자 외에도 조연출자, 방송작가, 조명, 소품, 분장, 의상, 진행 등의 전문인력이 다양해지면서 프로듀서가 연출자이면서 관리자로 1인2역을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드라마 규모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4~5명의 배우로 한 달 동안 연습해 드라마 한 편을 생방송으로 찍던 때와 달리 이젠 드라마 한 편에 수백명의 인력과 편당 최소한 1억~2억원이 들어간다.

    방송사 내부 직원이었던 드라마 PD 중 상당수가 '프리랜서'로 독립하거나 독립제작사로 옮겨가는 일도 잦아졌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원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PD들이 늘어난 데다 '의무외주제작비율'을 따로 정하는 방송관련 규정도 이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 PD'의 출현도 시대가 만든 변화다. 대중이 '멜로드라마=윤석호 PD', '시트콤=김병욱 PD' 같은 식의 공식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인지할 만큼 PD들의 색깔과 개성이 부각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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