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댐 수문(水門) 연다 전화 한 통화 안 한 북(北)

조선일보
입력 2009.09.06 23:18 | 수정 2009.09.07 01:31

6일 새벽 임진강 물이 갑자기 불어나 강가에서 야영 등을 하던 6명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임진강 수위는 비도 오지 않았는데 돌연 2m 이상 높아졌다. 임진강 휴전선 북쪽 북한 댐들이 예고 없이 물을 방류한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임진강 북쪽 지역에 '4월5일 댐'과 황강댐 등 두 개의 댐을 갖고 있으며 이 중 황강댐은 저수량이 3억~4억t에 이르는 대형 댐이다. 그동안 북측이 이들 댐에서 물을 방류해 남측이 피해를 입은 것이 이번으로 다섯 차례다. 다행히 과거엔 어구 손실 등 재산 피해뿐이었으나 결국 이번에 우려했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말았다.

북측은 사고 때마다 "자연적으로 물이 넘쳤다"거나 "저수량 조절을 위한 것"이라고 해왔다. 어느 경우든 남쪽에 사전 통고할 수 있다. 2005년엔 남북은 북측의 댐 방류를 사전 통고한다는 합의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1년 뒤인 2006년 다시 예고 없이 댐을 방류했다.

이번에도 북측이 댐 방류 전에 사전에 알려만 줬어도 충분히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사전 통고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지금 남북 간에는 서로 통할 수 있는 전화선이 한둘이 아니다. 한마디로 고의든 무신경이든 자신들의 행위로 남쪽이 어떤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1997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국제 수로(水路)의 비항행적 이용법에 관한 협약'은 인접 국가에 불리한 효과가 미칠 수 있는 조치를 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통고해야 하며, 피해 발생 시 보상을 위해 피해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사전 통고도 거의 하지 않았고 피해 보상을 위한 협의도 한 적이 없다.

임진강에 있는 북측 댐은 발전용이라기보다는 기존의 물길을 다른 쪽으로 돌려 사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수로 변경 역시 국제법 위반으로 이미 임진강 남쪽은 수량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만큼은 북측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그냥 넘길 수 없다. 이와 함께 남북을 함께 흐르는 임진강과 북한강 관리와 관련해 북과 합의를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

북측의 방류로 훈련 중이던 우린 군 전차(戰車)가 발이 묶이기도 했다. 북측에 정치·군사적 의도가 없었는지도 속단할 수 없다. 황강댐과 북한강 상류의 금강산댐이 일시에 대량 방류를 할 경우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금강산댐에 대응하는 평화의 댐은 완공됐고, 황강댐 대응용 군남댐도 내년에 완공되지만 방심할 수 없다. 이번 피해도 임진강 수계를 감시하는 군의 조치가 완벽했다면 막을 수도 있었다. 정부는 북측의 모든 의도에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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