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쟁이 우리 아이 어떻게 고치죠?"

입력 2009.09.07 03:32

인성 바른 아이로 키우려면

#1. 평일 저녁, 붐비는 식당 안

교사 김씨는 모처럼 가족과 외식을 하기 위해 집 근처 식당을 찾았다. 가족과 오순도순, 평소에 못다 한 이야기를 해볼 참이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김씨 가족은 불쾌감에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도망치듯 식당을 빠져나왔다.

"거, 도대체 밥을 먹을 수가 있어야죠. 애들은 식당이 운동장인 양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지, 부모는 밥 안 먹겠다는 애들 쫓아다니면서 숟가락을 들이대는데, 주변 사람들을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가 보오. 더 괘씸한 건, '식당에서 뛰어다니면 안 돼요, 얼른 가서 밥 먹어요'라고 말하는 내게 '당신이 뭔데 애들 기죽이느냐'고 호통치는 부모들입디다."



#2. 주말, 대형 마트에서

두 아이의 엄마 이씨는 장 보는 날에는 한숨부터 나온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주지 않으면 바닥에 누워버리는 아이들 때문이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마트 안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는 통에 결국 아이들 손에 물건을 쥐여주고 만다.

"안 해본 방법이 없어요. 어릴 때부터 버릇을 제대로 들였어야 하는데. 이제는 밖에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예요. 버릇없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요즘 아이들은 다재다능하다. 공부는 기본, 저마다 특기 하나쯤은 갖고 있다. 재능을 살리기 위해 조기 교육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따로 인성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이보연(43) 이보연아동가족상담센터 소장은 "영어·수학 교육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이 인성 교육"이라며 "인성은 아이가 자라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두 돌이 지나면서 사회화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부터는 다른 사람 존중하는 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마구 돌아다니고 이것저것 만지는 것을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라 판단해요. 호기심을 억누르지 않아야 창의력이 길러지기 때문에 아이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다는 거죠. 큰 오해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재능있는 사람도 인성이 뒷받침돼야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 친구 같던 부모도 인성 교육을 할 때는 '어른다운 부모'가 돼야 합니다."



일러스트= 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자녀의 인성은 부모에 의해 좌우된다

왜 우리 아이는 버릇이 없을까. 우선 부모의 일관되지 않은 양육 태도를 들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고 떼를 써도 '오냐'로 일관하는 것은 아이에게 '네 행동을 용납한다'는 뜻으로 비친다. 한번 용납한 행동을 제지하기란 쉽지 않다. 나사를 풀기는 쉬워도 조이기는 어려운 이치와 같다.

부모의 '내 아이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아이를 버릇없게 만든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부모의 언행은 '나밖에 모르는' 아이로 자라게 한다. 아이를 존중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보연 소장은 "인성이 부모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며 "아이에게서 문제점을 찾기보다 부모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버릇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먼저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해 보자. 공공장소에서 용납할 수 있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 세 가지 정도를 정해 가족 모두에게 공표한다. 부모는 정한 규칙에 따라 일관성 있게 지도해야 한다. 물론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 좀 더 효과적이다. 버릇없는 행동에 익숙한 아이의 반발과 저항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의 저항과 반발이 심해질수록 '부모의 품을 벗어나면, 버릇없는 내 아이를 받아줄 사람은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훈육할 때, 아이가 안쓰러워 마음이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순간, 모든 것은 수포로 돌아간다. 부모는 아이에게 내보여야 할 감정과 숨겨야 하는 감정을 전략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평소에 효과적인 지시법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호하게 안 된다고 잘라야 할 때는 명령조로 말해야 한다. 아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리에 좀 앉을래?' '조용히 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청유형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들어도 그만, 듣지 않아도 그만이라 생각한다. '이리 와서 앉아' '조용히 해' '어서 밥 먹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알맞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훈육할 때는 아이의 주의를 집중시켜야 한다. '지금부터 엄마가 하는 말 잘 들어'라는 말로 훈육을 시작해 보자. 이때, 아이와 눈을 맞춰야 한다. 신경질적인 태도보다 단호하게 옳고 그름을 지적하는 것이다. 지키지 않을 경우, 어떤 벌을 받게 될지도 선전포고해야 한다.



◆내 아이를 존중하자

인성 교육은 아이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존중은 아이의 감정과 생각, 욕구를 이해하는 것이다. 아이가 하자는 대로 무조건 해주는 것이 아니다. 또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아이를 존중하는 법 중 하나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척척 풀지만,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율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부모가 대신 해주기보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격려와 칭찬을 해줘야 한다. 다만, 자율에는 책임이 따르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음을 알려주자. 이보연 소장은 "아이를 양육할 때, 개입해야 할 때와 방관해야 할 때를 잘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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