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간투자·소비 살아나야 경제 회복 실감 난다

조선일보
입력 2009.09.03 22:58

물가 상승을 반영한 올 2분기 실질국민소득(GNI)이 1분기보다 5.6% 증가했다. GNI가 1988년 1분기 6.2% 늘어난 이래 21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실질국내총생산(GDP)도 1분기보다 2.6% 증가해 2003년 4분기 이후 가장 크게 성장했다. 제조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민간소비도 1분기보다 8.9%, 10.1%, 14.7%, 3.6%씩 늘어났다.

경제지표의 고른 호조는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제조업 생산은 작년 4분기 11.9%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2분기 내리 뒷걸음질쳤다가 올 2분기 한꺼번에 9%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10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였던 설비투자와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민간소비도 소폭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도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높였다. 작년 말 이후 피치가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낮춘 37개국 중 등급 전망을 다시 높인 나라는 한국과 우루과이 두 나라뿐이며 투자적격등급(BBB-) 이상 나라로는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 노력을 편 점을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피치의 평가처럼 최근 경기 호전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앞당긴 효과가 컸다. 2분기 GNI·GDP 지표가 돋보이는 것도 경기가 바닥이었던 올 1분기와 비교한 탓이 크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GDP는 -2.2%, 제조업생산 -7.3%, 설비투자 -15.9%, 수출 -4.2%, 민간소비 -0.8%로 아직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민간부문의 투자·소비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하다. 기업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 기계 수주(受注)의 7월 실적은 1년 전보다 7.3% 늘었지만 민간부문만 따지면 33% 줄었다. 노후 자동차 교체에 대한 정부 세제 지원이 민간소비를 끌어올린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3분기 이후 경기 상승세가 둔화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재정 지출의 힘으로 끌어올린 경제 실적을 민간투자와 소비가 떠받치지 못하면 '반짝 경기'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유가 등 대외변수와 수출 회복세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경기가 회복을 넘어 정상 성장궤도로 다시 들어서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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