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DJ'의 야권(野圈) 주도권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장외 친노(親盧) 인사들이 26일 독한 말로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DJ 유훈은 민주당 중심으로 뭉치라는 것"이라며 신당 창당을 분열로 규정했지만, 신당 추진파는 "지금 민주당은 지역정당"이라며 자극했다.
친노측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의 민주당은 당원의 수나 열의나 당원 구성의 폭 등으로 볼 때 민주당 역사 수십 년 이래 최악의 상태"라고 했다. 그는 "민주세력 중심이 지금은 민주당이지만, 그 중심은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천 전 대변인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함께 오는 12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친노 세력은 현재 '민주당 중심파'와 '민주당 개조 뒤 참여파', '독자 신당파'로 나뉘어 있지만, 어느 한쪽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고 있진 못하다.
이해찬 전 총리도 같은 날 한 강연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은 안 하겠다"며 "민주당의 자기 혁신을 기대하지만 그렇게 하기도 어렵다. 민주적 절차를 못 갖추고 지역주의에 빠진 정당정치는 더 이상 안 하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엔 비판적이지만, 친노 신당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지도부가 나서 대응에 나섰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과거 단합해서 승리했고 분열해서 패배했다"며 "친노그룹의 대표적 인사들은 민주당과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신당 창당은 국민 분열과 민주세력의 갈등으로 치닫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노영민 대변인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과 부채는 모두 민주당이 계승했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신당세력이 논란으로 주목을 받는 '노이즈(noise·소음)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큰 틀에서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25일 강연에서 고령화 추세를 언급하면서, "2017년 대선이 민주진영이 (도전)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후엔 인구구성상 보수화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10~15년이 매우 귀중한 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