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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학생, 특례입학(재외국민 특별전형) 위해 '대치동 유학'

  • 홍콩=이항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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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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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8.15 03:01

    금융위기·환율상승으로 한국 대학 지원자 늘어
    방학 때마다 '전지훈련'
    "스파르타식 수업·정보력
    '바늘구멍' 뚫으려면 필수"

    
	대한민국‘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국내 대학의‘재외국민 특
별전형’을 준비하는 외국 거주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대한민국‘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국내 대학의‘재외국민 특 별전형’을 준비하는 외국 거주 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홍콩의 한국국제학교(KIS)에 다니는 한국어과정 고3 학생 22명 중 20명은 지난 6월 28일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왔다. 수업일수를 채워야 하는 학생을 제외한 학생 전원과 그 엄마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비행기를 단체 예약해 한꺼번에 들어온 것이다.

    이들이 베이스캠프를 차린 곳은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대치동이다. 국내 대학의 '재외국민 특별전형(특례입학)'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특례 전문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하려고 방학 두 달간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이들 모자(혹은 모녀)는 대부분 학원과 가까운 곳에 월 150만~200만원 정도 하는 오피스텔을 구했다. 대기업 홍콩 주재원의 부인 C(44)씨는 "특례 경쟁률이 치솟아 방학마다 한국에 '전지훈련' 오는 것이 홍콩 주재원 사회에선 관례처럼 돼 있다"고 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조차 사교육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에서 대치동으로

    대치동에 있는 S특례학원은 매년 4월이면 해외에서 예약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6월 첫 주부터 시작되는 '서머 스쿨 프로그램'에 아이를 보내려는 학부모들 전화다. 고1·2를 합해 정원이 100명으로 정해져 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학원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특례 입시과목인 국·영·수를 집중 수업하고, 마지막 시간마다 영어단어 시험을 통과해야 집에 보내준다. 학원비는 교재비를 포함해 월 100만~120만원 선이다.

    한 반에 20명으로 구성된 반에는 중국에서 온 학생이 절반쯤이고 일본·동남아며 미국·독일·체코 심지어 나이지리아에서 온 학생까지 모여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클래스'인 셈이다.

    
	해외 유학생, 특례입학(재외국민 특별전형) 위해 '대치동 유학'
    대치동 Y특례학원의 경우 지난 5월 대치동 내 다른 건물로 이전했다. 학원 홈페이지에는 '2층과 3층은 학원, 4층부터는 오피스텔 시설이 구비돼 있어 해외 재외국민 특례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최적 시설'이라는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또 다른 소규모 S학원은 '국어 고전' '영어 에세이' 등 세분화된 과목별로 월 20만~25만원에 수강하는 단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학원에 다니는 서모(18)양은 "한국 학원은 대학별 문제 유형과 푸는 요령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학원들은 매주 한 번씩 과목별로 시험을 치르고, 출국날짜를 앞두고는 학부모에게 앞으로의 공부 계획을 조언하는 '출국 상담'까지 해준다.

    방학 동안 한국 학원을 찾는 학생과 엄마들이 늘어나 그 기간에 외국 현지에는 '역(逆) 기러기 아빠' 신세가 된 주재원들이 수두룩하다. 홍콩의 기업 주재원 최모(48)씨는 "방학마다 아내와 자녀들을 한국에 보내고 엄청난 학원비에 시달리는 '총각'들이 같은 아파트에만 4명이나 된다"고 했다.

    특례입학 '바늘구멍'

    외국에 거주하는 학생·학부모들이 방학마다 한국 학원으로 '해외 원정'까지 감행하는 것은 주요 국내 대학의 특례입학이 그만큼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외국과의 교류가 늘면서 부모와 함께 외국에 일시 거주하는 학생 수도 늘어났지만, 특례 정원은 '각 대학 정원의 2% 이내'로 묶여 변동이 없다.

    8월 초까지 재외국민 전형 지원을 마감한 대학들의 경우 연세대(서울·1차)는 지난해 27명 모집에 486명이 지원했지만(경쟁률 18:1) 올해는 30명 모집에 641명 지원(21.4:1)으로 경쟁률이 올랐다. 한국외대(서울)는 33명 모집에 지난해엔 724명이 지원(21.9:1)했으나 올해는 884명(26.8:1)으로 늘었고, 중앙대(서울)는 52명 모집에 지난해 782명(15:1), 올해는 1178명(22.7:1)이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적 금융 위기로 인한 환율 상승까지 맞물려 외국 대학을 목표로 했다가 한국 대학으로 'U턴'하는 학생이 많아졌다고 한다. 미국 명문대에 합격하고도 서울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이 늘면서 경쟁률과 함께 합격선도 크게 높아졌다는 게 지원자들의 얘기다.

    학부모 L씨는 "나중에 한국에서 취업을 하려면 학부를 한국에서 나와 연고(緣故)를 만든 뒤에 외국으로 대학원 진학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퍼져 있다"고 했다.

    재외국민 전형은 국어·영어·수학·논술 중 2~3개 과목의 시험을 대학별로 치르지만, 최근 신설된 '글로벌 전형' '영어 우수자 전형'은 현지 학교 성적이나 공인 영어 점수만으로 응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학부모 A씨는 "국내에서 영어 공부를 한 외고 학생들 성적이 워낙 좋아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에 다들 특례입학에 올인한다"고 했다.

    특례입학(재외국민 특별전형)

    교포, 해외 근무 공무원, 해외 근무 상사원, 외국 정부나 국제기구 근무자, 정부 초청·추천에 의한 과학자·교수 등의 자녀가 외국에서 고교 과정을 포함해 2~3년 이상 재학할 경우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대학별로 국어·영어·수학·논술·외국어 에세이·면접 등을 치른다. 각 대학 정원의 2% 범위 안에서 정원외로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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