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 고시엔대회 보는 SK 카도쿠라

입력 2009.08.12 13:06

'고시엔의 추억'

일본에서는 지난 8일부터 제91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이른바 '여름 고시엔 대회'가 진행중이다. 고교 야구 최강을 결정하는 이 대회는 늘 일본인의 감성을 자극한다.

고시엔 대회를 언급하려면 먼저 일본의 학교내 활동 구조를 설명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중, 고등학교에 전교생의 7할 정도가 가입하는 '클럽 활동'이 있다. 이것은 학교가 인가해 교사가 고문으로 활동하는 교육 활동의 일환이다. 그 종류는 운동부나 취주악부, 연극부 등으로 나뉜다. 고시엔 대회 예선에 참가한 야구부수는 4041교, 학생수는 16만9449명에 이른다. 이것만 봐도 이런 클럽 활동이 한국처럼 엘리트 선수 양성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49개교가 출전하는 올해 고시엔 대회를 한국에서 남다른 감회로 지켜보는 선수가 있다. SK의 투수 카도쿠라 켄이다. 모교인 세이보학원 고등학교가 6년만에 3번째 고시엔 대회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카도쿠라는 원래 프로야구 선수를 목표로 하지는 않고 있었다. "중학생 때 야구를 했지만 졸업 후에는 고등학교 진학 대신 직장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러다 선배로부터 고등학교 야구부의 테스트를 권유받았는데 감독이 당시 내 체격(신장 1m91)을 마음에 들어 해 세이보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카도쿠라는 2학년 때 팀의 에이스가 됐다. 이후 2학년 가을에는 팔꿈치 부상이 찾아왔다. "공을 던질 수 없어 오후 4시에 수업이 끝난 뒤(일본에서는 야구부원도 꼬박꼬박 수업에 참가한다) 운동장에서 매일 8㎞씩 달렸다. 그게 하체 강화에 도움이 됐다."

그후 카도쿠라는 고시엔 대회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고교 졸업 후 도호쿠 복지대학에 진학했고, 95년 드래프트 2순위로 주니치에 입단해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카도쿠라처럼 야구를 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고시엔 대회에 감정을 이입하는 일본인들은 수없이 많다. 야구라는 경기를 떠나 고교시절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곳엔 승패보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

8월23일까지 15일간 일본인들은 고시엔 대회에서 새콤달콤한 추억의 향기를 즐긴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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