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한 푼 안쓰고 북(北) 다녀온 클린턴

조선일보
  • 이태훈 기자
    입력 2009.08.07 02:32 | 수정 2009.08.07 21:32

    미(美)행정부 '개인임무' 선그어
    직접 정·재계 인맥 총동원 항공기 조달하고 팀 꾸려

    뉴욕주에서 캘리포니아 버 뱅크까지 항공편 제공한 리 버리스 다우케미컬 CEO.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공적 방북(訪北) 뒤에는 그의 막강한 정·재계 인맥이 있었다.

    미 연방 정부는 전직 대통령 경호를 위해 동승한 비밀경호국 요원의 급여를 제외하곤, 클린턴의 방북에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부터 이번 방북을 '개인의 인도주의적 임무'로 규정해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사적인 업무'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연방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그래서 클린턴은 적성국(敵性國) 북한으로 '민감한' 운항을 해야 할 항공기도 직접 조달했고, 방북 수행팀도 대부분 직접 꾸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우선 클린턴이 뉴욕 주의 자택에서 캘리포니아주 버뱅크까지 가는 항공편은 다국적 화학기업 다우 케미컬이 제공했다. 다우 케미컬은 에이즈 퇴치 및 재난구호 활동을 해 온 '윌리엄 J 클린턴 재단'에 5만 달러(약 6100만원)를 기부한 회사다. 버뱅크에서 클린턴은 재임시 자신의 비서실장이었던 존 포데스타(Podesta)를 비롯한 수행팀과 합류했다.

    클린턴 일행은 북한으로 갈 보잉 737 여객기도 이곳에서 갈아탔다. 이 여객기는 부동산 재벌이자 할리우드 영화 프로듀서인 스티브 빙(Bing)이 제공했다. 클린턴의 오랜 친구인 빙은 클린턴 재단에 1000만~2500만 달러의 거액을 기부했고, 민주당의 단골 기부자다. 빙의 전용기를 관리하는 애브젯의 마크 펄크로드(Foulkrod) 회장은 북한 왕복 연료비(시간당 6000달러)와 조종사·승무원 비용 등 약 20만달러도 빙이 지불했다고 밝혔다.

    애브젯이 빙으로부터 전용기를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은 것은 지난달 30~31일쯤. 그러나 미 연방항공법 규칙에 따르면, 미국에 등록된 항공기는 북한에 도착할 수 없다. 펄크로드는 "미 연방항공국과 국무부의 '전례 없는 수준의 협조'가 있었다"고 밝혔고, 로이터 통신은 2일 출발 전날인 1일 아침까지 국무부로부터 모든 법적·외교적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이 항공기가 평양에 도착하기 전 재급유 등을 위해 알래스카와 일본의 미 공군기지에 기착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가 이뤄졌다.

    석방된 두 ef="http://focus.chosun.com/issue/issueView.jsp?id=246" name=focus_link>여기자와 이들이 속한 커런트 TV의 설립자인 앨 고어(Gore) 전 부통령이 도착 환영 행사에서 빙과 다우 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Liveris) CEO에게 감사를 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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