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피어나는 장애인 성(性)도우미

입력 2009.07.21 09:49 | 수정 2009.07.21 11:33

장애인 대상 성범죄 우려도 제기돼

인터넷에 개설됐던 '장애인 섹스 카페'
지난 4월말 개최된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영화 한 편이 출품됐다.

한국장편경쟁 본선 진출작인 영화 ‘섹스 볼란티어: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감독 조경덕)가 바로 그것. 파격적으로 중증 장애인과 성관계를 하는 여대생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다. 하지만 영화속 그녀는 “성매매가 아니라 ‘자원봉사’를 했다”고 말한다. 조경덕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실제 성자원봉사자와의 인터뷰와 장시간의 현장 취재를 통해서 영화의 구도를 그려나갔다”라고 했다.

‘장애인 성도우미’는 보통 결혼하지 못한 중증 장애인의 성 욕구 해소를 돕거나, 타인의 도움 없이 부부관계를 갖기 힘든 중증 장애인들을 돕는 사람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 제도가 존재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부산장애인문화 협회에서 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60%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 설문에서 ‘성도우미제도가 시행 된다면 이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약 5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장애인 성도우미’가 해외에는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유동철 교수는 “네덜란드에는 플렉조그(Fleks Zorg, 섹스 돌봄이)라는 기관이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렉조그는 전문적으로 장애인을 상대로 매춘을 시행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기관으로서 2005년 4월에 시작, 현재 약 300명의 장애인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장애인들에게 매달 3번 정도 지원금을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애인도 성적 욕구를 가진 존재’라는 인식이 늘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지난 2006년 인터넷에 ‘장애인 섹스 카페’라는 한 카페가 개설됐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개설한 카페였다. 개설 취지는 몸이 불편하다고 욕구를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성생활을 갖자는 것. 하지만 이 카페에 올라온 글들은 ‘장애인과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을 담은 일부 남성들의 글들이 많았다.

많은 남성들은 이 카페에서 만남을 주선하는 코너에는 연락처를 올리고 여성 장애인들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들이 올린 글에는 ‘섹스’라는 단어나 ‘성관계’라는 단어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자원봉사’라는 단어만 있었다. 한 남성이 남긴 글에는 ‘5명의 장애인 여성을 만났고 그 중 1명과는 실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는 “여자 분이 저에게 요청을 했습니다. 몸을 많이 떠는 여성이었는데 관계에 대해서 다양한 것을 알고 싶다고 해서 이것저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라고 했다.

장애를 가진 남성이 비장애 여성이나 장애가 심하지 않은 여성을 찾기도 했다. 자신을 1급 지체장애인이라고 밝힌 45세의 한 남성은 “나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가진 여성이라면 육체적인 고통이 많이 따를 것 같다”며 “조건 없이 성행위를 통해 봉사해줄 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영자가 생각하는 ‘봉사’의 의미와 대다수의 가입자가 생각하는 ‘봉사’의 의미는 약간 달랐다. 자신들을 31살과 27살의 부부라고 밝힌 한 가입자는 장애우 부부들과의 스와핑(교환섹스)을 원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장애우들과의 경험이 없다. 좀 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 서로의 성적 욕구를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음지에서 ‘자원봉사’, 혹은 ‘도우미’라는 이름으로 성관계를 갖는 것은 돈을 주고받지 않는 다는 범위에서 ‘성매매’의 범위로는 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 할 근거는 없는 상황.

현재 이 사이트는 폐쇄가 된 상태다. 하지만 국내 유명한 S성인포털사이트에는 지속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장애인 性 자원봉사’등의 유사 카페들이 암암리에 생겨나고 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신체 뿐 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장애여성들의 경우에는 범죄에 이용 될 위험이 있다”며 “아직 직접적으로 이 문제 관련 사건은 신고 되지 않았지만 장애여성을 상대로 이 같은 행위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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