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워킹푸어에는 네 가지 유형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대명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① 생활고로 이혼 母子가정
첫 번째 유형은 모자(母子)가정이다. IMF 외환위기와 신용대란을 거치며 생활고로 이혼한 여성들은 상당수가 남편 대신 양육비와 생활비 부담을 혼자 떠안았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임금이 낮다. 일을 줄이고 기초생활수급비를 타거나, 일을 하면서 아이를 방치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빈곤 때문에 이혼하고, 이혼 후 더욱 빈곤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노 연구위원은 "30~40대 이혼 여성이 식당에서 주말·야간까지 일해 120만원쯤 벌 경우, 아이를 직접 돌볼 시간도 남에게 맡길 돈도 없기 쉽다"며 "이들이 아이를 손수 키우면서 택할 수 있는 직업은 공공근로 정도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② 고된 일로 건강을 잃은 남성
두 번째 유형은 건강을 잃은 남성이다. 고되게 일하다 몸이 망가진 근로자들은 일을 할 수 있지만 건강과 장애 때문에 지속적으로 근무를 할 수 없어 좋은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용 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게 된다.
③ 명퇴→자영업→임시직 추락 50代
세 번째 유형은 50대 이상 근로자다. IMF 외환위기 이후 무더기로 명예퇴직하고 영세 자영업을 시작했다가 2004년 신용대란 때 가게를 닫고 일용직·임시직으로 전락한 이들이 특히 많다.
근력이 떨어지는 탓에 일용직 시장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다.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면서 20~30대가 구직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와 50대를 밀어내는 까닭이다.
④ 알바·일용직 전전 청년들
네 번째 유형은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해 각종 아르바이트와 일용직을 전전하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노동시장에서 지위가 낮고 임금이 적어 만약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충격이 더 크다. 실업급여라도 받는 정규직·비정규직 근로자들과 달리,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이들은 일감이 끊어지는 순간 곧바로 빈곤과 만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