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었을 때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번 주말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떠나는 이갈 카스피(Caspi·59)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14일 재임 4년 동안 한국에서 일어난 가장 큰 사건으로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도 역동적이지만, 한국은 정말 역동적인 사회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이 발생하고, (대사로서) 그걸 계속 업데이트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1977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카스피 대사는 해외 공관 근무로는 프랑스, 미국, 스웨덴, 일본 4개국을 거쳤다. 비교적 선진국을 거쳤던 그로선 한국이 역동적으로 보였던 게 당연하다.
그런 '역동성'은 외무부 동북아 국장이던 그가 2005년 한국에 지원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에선 정부가 외교관의 임지를 지명하지 않고, 지원자를 받는 방식을 택한다.
"한국은 짧은 현대사를 가졌지만, 단기간 내에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정열적인 면도 닮았습니다."
최근 일어난 대규모 '사이버 테러'에 대해서 이스라엘에선 그와 같은 사례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이버 공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IT기업인 체크포인트(CHP) 등에 의뢰해 정부 기관의 방화벽 강화에 힘을 쏟았다고 한다. 개인 컴퓨터의 침투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은행 등 주요기관의 해킹에는 5년 이하의 징역형을 처하는 등 엄격한 법률도 만들었다.
북한이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스라엘은 적대적 개인이나 그룹으로부터는 해킹 공격을 많이 받아 왔다. 그러나 단일 국가로부터 그러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카스피 대사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상(FTA)을 위한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한 것과, 올 9월 인천~텔아비브 직항 노선이 생기는 것을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 들었다.
입력 2009.07.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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