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9일 현재 올 시즌 532경기 중 318경기(59.8%)를 치른 가운데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선수들의 성적과 기량을 바탕으로 각 구단 감독들이 '2009 프로야구 드림 라인업'을 짠다면 어떤 모습일까. 본지 야구팀이 8개 구단 감독에게 '최상의 라인업을 짜달라'는 설문지를 보낸 데 대해 7명이 익명을 전제로 답변해왔다.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 야구를 경험한 지 얼마 안 됐다"며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감독들은 포수와 유격수를 뺀 나머지 포지션에선 공격이 좋은 선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7명의 감독이 공·수를 고려해서 뽑은 포지션별 베스트는 포수 박경완(SK), 1루수 김태균(한화), 2루수 정근우(SK), 3루수 김동주(두산), 유격수 손시헌(두산), 좌익수 김현수(두산), 중견수 이용규(KIA), 우익수 이진영(LG) 등이었다. 김현수와 김태균은 감독 7명이 가상으로 짠 라인업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우완·좌완 선발 등으로 나누어 물은 투수 부문에선 우완 윤석민(KIA)이 7명 감독 전원으로부터 '최고'로 꼽혔고, 좌완 선발로는 류현진(한화)이 6표를 얻었다.

클린업 트리오 'KKK 라인'

김현수는 7명 감독 전원으로부터 한결같이 3번타자·좌익수로 지목됐다. 김현수는 현재 최다안타(102개) 1위, 장타율(0.619)·타격(0.366)·득점(57점) 2위, 타점 3위(62점), 출루율 4위(0.458) 등 공격 7개 부문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타격의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하고 찬스에 강해야 하는 최상의 3번타자로 공인(公認)받았다.

김현수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룰 선수로는 한화 1루수 김태균과 두산 3루수 김동주가 꼽혔다. 4번타자 자리에 김태균·김동주가 각각 3표씩을 받았고, 5번타자에선 김태균이 4표, 김동주가 2표를 받았다.

올해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태균은 타율 0.329, 11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이고, 출루율 1위·타격 3위의 김동주(0.365, 9홈런 45타점)는 3루수 4표, 지명타자로 1표를 받았다.

안방마님 박경완, 2루수는 정근우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박경완(SK)은 6명의 감독이 최고 포수로 낙점했다. 투수 리드와 경기를 읽는 능력을 높게 평가받은 박경완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0.268·12홈런으로 8번 타자로도 제 몫을 했다.

발 빠르고 근성 넘치는 SK 2루수 정근우는 6표를 얻어 '간판 2루수'로 평가됐다. 타격에선 1번타자로 3표, 2번타자로 2표를 얻었다. 정근우는 타율 7위(0.332), 출루율 11위(0.405), 도루 2위(29개)를 기록 중이다. KIA 중견수 이용규는 키는 작지만 타고난 위치선정 능력과 빠른 발을 인정받아 중견수 겸 1~2번타자로 염두에 두는 감독이 적지 않았다. 수비 범위가 넓고 송구 능력이 좋아 '국민 우익수'란 칭호를 얻은 이진영은 역시 우익수 전문(5표)으로 평가받았다.

롯데 이대호는 지명타자 부문에서 4표를 얻었다. 유격수로는 손시헌(두산)이 적임자로 뽑혔다.

최고선발 윤석민·류현진

우완 선발 투수는 KIA 윤석민이 최고로 꼽혔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33, 14승5패의 활약을 펼친 그는 올해 평균자책점 3.59, 2승3패7세이브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전 감독으로부터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좌완투수는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가운데 3명의 감독이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며 이름을 함께 올렸다. 표는 류현진이 많이 얻었지만, 현재 기록 면에선 김광현이 다승 1위(10승), 평균자책 3위(2.66)로 탈삼진 1위(102개)인 류현진을 앞선다.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는 SK 정대현이 4표를 얻었다. 정대현은 3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면서 1승1패8세 8홀드를 기록 중이다. 중간계투 투수로는 삼성 정현욱이 4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