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감시막혀 도로 북(北)으로… '강남호 굴욕'

입력 2009.07.07 03:08 | 수정 2009.07.07 04:37

북(北)미사일 7발 발사 관련 안보리 전체회의 열기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적극 이행 중인 미국북한의 기선을 제압하는 중요한 성과를 올렸다. 지난달 17일 남포항을 출발한 후,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주변 해역에서 미국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던 북한 선박 강남1호는 6일 서해 상의 북한 영해로 들어갔다. 원래 목적지로 알려진 미얀마를 포함해, ASEAN 국가 어느 곳에도 기항(寄港)하지 못하고 20일 만의 귀항(歸港)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강남1호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인근의 남(南)중국해에서 갑자기 기수를 돌려 북상했다.

조 바이든(Biden) 미 부통령은 '강남1호 굴욕' 사건이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적극적인 집행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항구도 그들에게 기항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남1호가 회항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 국가들이 한 일을 보면 알겠지만, (인근 국가들이) 그 배가 북한에 돌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과정에서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의 강경 입장을 보여준다. 미국은 북한의 의심스러운 선박에 대해서는 해상검색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급유, 식량 지원을 거부하도록 명문화한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집행을 누차 국제사회에 강조했다.

미국은 실제로 강남1호에 안보리 결의를 적용하는 데 외교력과 군사력을 집중했다. 미 국무부는 강남호가 기항할 것으로 예상된 미얀마는 물론 중국과 모든 아세안(ASEAN) 국가에 적극적으로 유엔 결의를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미 국방부는 KH-12 정찰위성, P-3C 해상 초계기, 이지스 구축함인 매케인호 등을 동원해 24시간 강남호를 추적했다. 개리 러프헤드(Roughhead) 미 해군참모총장은 "강남1호의 감시, 추적 작업에 수많은 함정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북한과 복교(復交) 후 긴밀한 관계를 맺은 미얀마 군사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기항을 불허한 것도 큰 성과다. 미얀마 정부는 미국은 물론, 미얀마 원조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일본과 미얀마 자원 개발에 투자한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번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호 사건은 오바마 행정부가 앞으로 북한을 압박하며 전 세계에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이행시키는 주요 선례(先例)가 될 전망이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지난 4일 북한이 동해상에 미사일 7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 일본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6일 오후 4시(현지시각)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북한이 7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안보리 결의 1874호의 명백한 위반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온 대북제재 조정관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북제재 조정관이 6일 쿠알 라룸푸르에 있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을 방문한 뒤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날 북한이 무기거래용 자금 지불을 위해 자국 은행을 이용하는 것을 막는데 협력하겠다는 뜻을 미국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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