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생긴 일] '노는 물' 다른 톱스타들은 먹는 물도 다르다?

조선일보
  • 최보윤 기자
    입력 2009.07.07 03:16 | 수정 2009.07.07 03:16

    얼마 전 만난 영화 홍보 대행사의 대표 A씨는 "무대 인사 다녀온 뒤 골병들었다"며 푸념했다. 그녀의 불만은 단지 극장 숫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극장을 채워야 하는 '관객 수' 때문이다. 말마따나 톱스타들이 '왕림'하는 건데, '그분'들에게 텅텅 빈 극장을 보여줄 순 없지 않은가. 이러다 보니 '머릿수 채우기' 아이디어가 여기저기서 분출한다.

    흔한 건 바로 이전 관객들 내보내지 않기. 만약 5회 차에 무대 인사가 있다면 4회 차 관객들에게 영화가 끝난 뒤 "다음에 배우 ○○○씨가 무대 인사를 하니 나가지 말아주세요"라고 방송하는 것이다. 조금만 기다렸다 나가면 되니까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하지만 이것도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좌석 번호가 겹치게 될 경우 '일어서라' '네가 서라'라며 옥신각신한다는 것. 그래도 관객 수가 많으면 다행.

    이걸로도 불충분할 경우 급한 대로 사람 수는 맞춰야겠고 그렇다고 어디서 사람을 사올 수도 없는 일이고…. 결국 A씨가 생각해 낸 묘안. "청소 아주머니들 모두 집합!" 그래도 이 정도는 '애교'라고 했다. 현장에서의 다른 고생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쩌다 '귀하신 입맛' 가진 배우를 만났을 땐 그야말로 도 닦는 심정이다. 지방에서 촬영이 한창이던 한 톱스타 여배우는 압구정 '콩다방'의 치즈 케이크가 너무 먹고 싶다며 버텨, 결국 영화사 측에서 KTX로 3시간 걸려 배달한 일화가 전설적으로 전해진다. 제작사 이사 B씨는 "입맛에 맞는 물 대령하러 히말라야라도 등반해야 될 지경"이라고 전했다. 말인즉슨, 꼭 첩첩산중이나 저 먼 시골구석에서 촬영할 때 그렇게 특정 브랜드의 물만 찾는 배우들이 있단다.

    B씨는 외쳤다. "그냥 삼○○ 먹지, 왜들 그리 에○○을 찾는지 모르겠어요!!" 할리우드 톱 배우들이 내한할 경우 이 생수를 몇 박스 들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지만, 그 시골에서 읍내로 나가도 구하기 힘든 외국 브랜드 생수를 구해 놓으라 닦달하니 혀를 내두를 수밖에.

    그러다 탄생한 것이 '에○○ 사건'이다. 한 스태프가 외제 물병 안에 국내 생수를 넣은 뒤 바로 그 배우 앞으로 가 물을 새로 따는 양 뚜껑을 '토도독'하고 딴 뒤 "자"하고 건넸다는 것. 그 배우가 뭐라고 했을까? 대충 짐작 가지 않는가. 그는 모든 스태프가 듣게 이렇게 외쳤다고 전해진다. "역시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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