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종합병원' 실제모델, 대학병원 CEO되다

입력 2009.07.06 03:07

이왕준씨, 관동대 의대 명지병원 의료원장에 취임

젊은 외과 의사들의 세계를 다룬 1990년대 인기 의학드라마 '종합병원'의 실제 모델이었던 '청년 외과의사'가 대학병원의 의료원장이 됐다. 국내 최연소 대학병원장이다.

경기도 일산의 관동대 의대 명지병원은 인천사랑병원 이왕준(李旺埈·45) 원장이 신임 이사장 및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고 5일 밝혔다. 국내 의료계에서 대학병원 의사가 중소병원 원장으로 스카우트되어 가는 경우는 흔히 있었으나, 이처럼 중소병원 원장이 600병상 대학병원의 최고 경영자가 된 것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일이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신임 의료원장은 "명지병원은 대학병원 규모의 시설과 인력을 갖췄으면서도 대내외적인 위상은 훨씬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병원계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임 포부를 묻자, 그는 "명지병원을 10년 안에 국내 10대 병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관동대 의대 명지병원 신임 이사장 및 의료원장에 취임한 이왕준 원장./명지병원 제공
이 신임 원장은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살아왔다. 1980년대 서울대 의대 재학 중 의대생으론 드물게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운동권이었기 때문이다. 의사가 돼서도 '운동'을 계속했다. '의료개혁'을 하겠다며 '신문 청년의사'를 창간한 것이다. 외과 레지던트 시절에는 의학드라마 '종합병원' 제작에 참여해 젊은 외과 의사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제공했다.

외과 전문의가 된 후에는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계적인 의료 보장을 위해 이주 노동자 의료공제회를 발족시켰다.

이 원장이 직접 병원 경영에 뛰어든 것은 1998년이다. 'IMF 사태'로 부도가 난 병원을 인수하고 나서부터다. 1년간은 병원에서 먹고 자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겼다. 그 결과 130 병상이던 병원은 이제 400병상이 됐다. 전문의 55명, 진료과목 24개, 전문센터 12개를 갖췄다. 그야말로 명실이 같은 '종합병원'이 된 것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 아니었다.

대학병원 규모의 병원을 인수할 자본력이 없는 그가 명지병원 최고경영자에 오르게 된 것도 이 같은 이 원장의 검증된 병원 운영 능력 탓이다. 경영이 어려워 수년째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명지병원 측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는 "투명하고 윤리적인 병원 경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병원 소비자에 사랑받는 한국 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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