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10년은 젊어지는 뱃살 완전분해

입력 2009.06.30 18:01 | 수정 2009.07.05 10:18

난 피하지방형? 아니면 내장지방형? 보이는 살보다 숨은 지방이 문제다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62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전 연령층에 걸쳐 미(美)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운에이징(Down aging·나이보다 어려보이기)’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젊어지고 싶은 중장년층을 가리켜 ‘다운에이징족’이라는 말도 화제다. 이들은 강한 소비력과 꼼꼼함으로 무장하고 피트니스센터와 마사지숍, 성형외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팍팍한 업무와 밥 먹듯이 하는 야근, 잦은 술자리와 회식으로 이들의 피부와 몸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늙어가고 있다. 몸매를 가다듬기는커녕, “가다듬을 몸매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아예 ‘대공사’가 필요한 몸매를 가진 게 현실이다.

일러스트 한규하
특히 ‘배둘레햄’ ‘타이어’ 등으로 일컬어지는 ‘뱃살’은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이 됐다. 지난 2월 한 컨설팅업체가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신체 중 어디의 살을 가장 빼고 싶으냐’라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32%(160명)가 ‘복부’라고 답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도대체 뱃살이 뭐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고민하게 하는 걸까. 뱃살의 정체는 무엇이고, 왜 이렇게 급격히 찌는 걸까. 뱃살이 찌면 건강에 어떻게 얼마나 안 좋은 걸까.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질문, 이 도무지 빠지지 않는 뱃살을 어떻게 뺄 수 있을까. 주간조선은 이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뱃살의 모든 것’을 한데 모았다. 뱃살의 종류부터 그에 맞는 처방, 생활 속 현실적인 조언까지 모두 정리했다. 특히 ‘저지방우유 1개, 고구마 1개…’ 식의 ‘비현실적인 실천 방안’ 앞에 좌절해버린 ‘배둘레헴’들을 위해 각양각색의 뱃살빼기 방법도 알아봤다.

대기업 홍보팀 과장인 김모(36)씨는 최근 사람들을 만나면 “만삭이냐” “왜 이렇게 몸이 변했냐”는 핀잔을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름대로 “딸인지 아들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로 맞받아치지만 속은 쓰리다. 지난 6개월 새 급격하게 불어버린 뱃살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상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키 173㎝에 75㎏으로 조금 통통한 편이었지만 운동으로 꾸준히 몸을 관리했기 때문에 겉으로 봐선 ‘무난’했다. 지난해 겨울 정기건강검진 때 체지방률 20%로 과체중 초반이었지만, 전체적인 몸 상태는 ‘지방과 근육이 균형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해 연말 홍보팀으로 발령받자 모든 게 달라졌다. 일주일에 2~3차례 하던 야근을 4~5차례씩 해야 했고, 회식은 매번 술자리로 이어졌다. 일주일에 평균 3~4차례 술자리를 가졌고, 특히 업무상 접대를 해야 할 땐 3~4차까지 가는 일도 허다했다.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과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만 하루 평균 7~12잔씩 마셨다.

‘이거 심상치 않다’ 싶어 올 초 사내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했지만, 3달간 딱 2번 간 게 전부다. 집에 들어오면 간단한 몸풀기 운동도 할 틈 없이 곯아 떨어졌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자 김씨의 몸무게는 올 여름 80㎏으로 6개월 새 5㎏이나 늘었다. 81㎝(32인치)였던 배 둘레는 86㎝(34인치)로 늘었다. 손으로 복부 주변을 꼬집으면 4㎝ 넘는 살이 잡혔다.

김씨는 “미관상 나쁜 건 둘째치고 올 연말 건강검진 때 어떤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지 겁부터 난다”고 했다. 김씨는 “얼마 전 동료들에게 ‘임신 9개월’이라고 놀림 받던 한 선배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단 말을 들어 더 불안하다”며 “그렇다고 술자리나 회식을 빠질 수도 없고, 어떻게 건강을 챙겨야 할지 감이 안 온다”고 말했다.

뱃살의 원인

복부 지방세포들이 열량을 가장 먼저 저장
최대의 적은 술… 소주 한 병 = 밥 두 공기

뱃살이 찌는 원리는 단순하다. 먹는 양보다 소비하는 양이 적으면 남은 영양분이 체내에 피하지방이나 내장지방의 형태로 축적되는 것이다. 특히 복부의 지방세포는 열량을 가장 빠르게 저장하는 특성이 있어 쉽게 ‘뱃살’로 진전된다.

직장인들의 잦은 회식과 술자리는 뱃살의 주요한 ‘적’이다. 뱃살을 이른바 ‘술살’로 일컫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술은 영양분은 없으면서 열량은 생각보다 많은, ‘비어있는 열량(empty calories)’이기 때문이다.

실제 소주 한 잔의 칼로리는 밥 한 공기(300㎉)의 3분의 1에 달하는 90㎉에 육박한다. 소주 한 병만 마시면 밥 두 공기를 먹는 것과 똑같다. 맥주 한 잔은 60㎉, 폭탄주 제조에 쓰이는 위스키 한 잔도 110㎉에 달한다. 고기와 찌개를 먹고, 2차에서 맥주와 안주까지 곁들이면 앉아서 수천 칼로리를 한꺼번에 섭취하는 셈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술이 다른 영양소의 분해를 막는다는 데 있다. 알코올은 열량 가운데 가장 먼저 소모되기 때문에 탄수화물 등 다른 영양분이 미처 분해되지 못하고 몸속에 축적되게 한다. 또 뇌의 식욕조절 기능을 마비시켜 평소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만든다. 술자리가 ‘뱃살 찌우는 자리’가 되는 이유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근로가 확산된 것도 ‘뱃살 전쟁’을 만든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간식이나 야식까지 챙겨먹으면 먹은 게 그대로 뱃살로 둔갑한다. 나이가 들고 업무 스트레스까지 쌓이면 신진대사 기능과 소화기능이 떨어져 뱃살은 찌고 또 찐다.

여성의 뱃살은 좀더 특별하다. 임신과 출산, 폐경을 거치면서 급격히 뱃살이 찌기 때문이다. 임신했을 때 복부와 자궁 주변에 쌓였던 지방은 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뱃살이 된다. 또 폐경기를 맞은 여성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배만 불룩해지는 전형적인 ‘중년 아저씨형 몸매’가 된다.

최근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술자리에 적극 참석하는 여성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젊은 여성 배둘레헴’을 보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여기에 S라인에 열광하는 사회 풍조까지 거들면서 여성들의 ‘뱃살 전쟁’은 남자들보다 더욱 치열해졌다.

뱃살의 종류

피하지방 - 피부와 내장 사이 분포, 쉽게 뺄 수 있어
내장지방 - 장기·혈관 주변에 숨은 지방, 성인병 주범


뱃살은 지방이 쌓이는 부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피하지방형 뱃살과 내장지방형 뱃살이다. 지방의 특성이 현격히 다른 만큼 처방도 다를 수밖에 없다.

피하지방형 뱃살은 말 그대로 피부와 내장 사이 피하지방층에 지방이 쌓이는 것으로, 젊은 여성들의 뱃살에서 흔히 확인할 수 있다. 이 뱃살은 지방흡입 등의 외과적 시술로도 해결이 가능하고, 뺐을 때 겉으로도 확연히 표시가 난다.

진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내장지방형 뱃살이다. 이 뱃살은 소장과 장간막, 간, 췌장, 혈관 주변 곳곳에 지방이 쌓여 생긴 것이다. 술자리 회식이 잦은 중년 남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이 유형이다. 또 겉으로 봤을 때 별로 뚱뚱하지 않은 사람이 배만 볼록하다면 100% 내장지방형 뱃살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내장지방은 ‘숨은 비만’ ‘날씬한 비만’ 등으로 불린다. 내장과 혈관 사이에 낀 지방이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도 불가능하다.

내장지방이 무서운 건 바로 이 살이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통상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독소는 소변과 대변 등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독소의 양이 너무 많거나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제때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인다.

이렇게 쌓인 내장지방은 각 장기 사이에 껴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독한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유해독소가 만들어내는 질병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등 대표적인 성인병을 발생시키고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잦은 술자리로 내장지방이 쌓인 경우 지방간과 만성간염, 간경화로 이어진다. 또 내장지방은 성 기능과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고, 만성피로와 만성소화불량을 가져온다.


체지방률

비만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지수가 ‘체지방률’이다. 체지방률은 전체 체중에서 체지방이 차지하는 무게의 비율을 뜻한다. 우리 몸의 지방을 뜻하는 체지방은 크게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근육지방의 셋으로 나뉜다.

체지방률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체지방량은 전체 체중의 6분의 1, 성인 여성의 체지방량은 전체 체중의 4분의 1을 표준으로 본다. 체지방률은 초음파나 CT, 캘리퍼 등 병원 장비를 이용해 측정한다.

(남자) 11~18 보통, 19~24 과체중, 25 이상 비만
(여자) 15~25 보통, 26~29 과체중, 30 이상 비만

이밖에 비만을 측정하는 또 다른 기준으로는 체질량지수(BMI)와 비만도가 있다.

체질량 지수=현재체중÷(키)²
: 10~18 저체중, 19~23 정상, 24~25 과체중, 26 이상 비만

비만도=(현재체중-표준체중)÷표준체중×100
※표준체중=(키-100)×0.9
: 18 이하 양호·보통, 19~24 과체중, 25 이상 비만


나의 내장지방은 어느 정도

남자 36인치, 여자 32인치면 심각

내 뱃살이 피하지방형인지 내장지방형인지를 가늠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병원에서 CT촬영을 하는 것이다. 내장지방은 숨어있기 때문에 체중과 체지방률만 따져선 답이 안 나온다.

다만 내장지방을 ‘추정’할 수 있는 몇 가지 자가방법은 있다. 이왕림 ‘리 압구정 클리닉’ 원장은 “상의 사이즈는 별 변화가 없는데 바지가 맞지 않는다든지, 허리 둘레를 쟀을 때 남자 90㎝(약 35.6인치) 여자 80㎝(약 31.5인치) 이상이면 ‘심각한 내장비만’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내장지방형 뱃살(왼쪽)과 피하지방형 뱃살의 단면사진. 상대적으로 검게 보이는 대부분이 지방층이다.
또 허리(배꼽 바로 위)와 엉덩이(가장 튀어나온 부분)의 둘레를 쟀을 때,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값이 남자 0.9 이상, 여자 0.8 이상이면 내장비만을 의심해야 한다.

아래는 이왕림 원장이 추천한 ‘내장비만형 뱃살 체크리스트’다. 11가지 질문 가운데 본인이 5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심각한 내장비만’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1. 20세(여성은 18세) 때보다 체중이 더 나간다.
2. 아랫배가 윗배보다 더 나왔다.
3. 술을 한 주에 1회 이상 마신다.
4. 외식을 자주 한다.
5. 아침식사를 거르는 날이 많다.
6. 야식이나 간식을 자주 먹는다.
7. 평소 걷는 것보다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8. 항상 피곤하고, 예전보다 체력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9. 맵고 짠 자극적인 반찬을 좋아한다.
10. 심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언가 먹고 싶어진다.
11. 밥이든 간식이든 배불리 먹어야 성이 찬다.

출처 : 이왕림 ‘내장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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