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영양 천(千)씨 종친회 임원명단 살펴보니…

조선일보
  • 박국희 기자
    입력 2009.07.04 03:20 | 수정 2009.07.05 03:05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신임 검찰총장에 천성관(51)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했다.

    본지 6월 22일자 보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 천정배 민주당 의원, 천영우 주영(駐英) 대사, 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천용택 국방부 장관,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천(千)씨라는 점, 그것도 영양(潁陽) 천씨 종친회 임원을 지낸 적이 있거나 현재 임원이라는 점이다. 영양 천씨는 중국 하남성의 영양진을 본관으로 한다. 종친회에 따르면 천씨의 중시조(中始祖)는 임진왜란 때 조선으로 건너왔다고 한다.

    검찰총장 인사가 난 다음 날, 인터넷에서는 난데 없이 영양 천씨 종친회가 화제가 됐다. 천 검찰총장 내정자가 이 종친회의 부회장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종친회 명예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신일 회장이었다.

    일부 언론은 "천 내정자가 지난해 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될 때도 천 회장이 힘을 썼다는 말이 있었다"며 "천 내정자가 천신일 회장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영양 천씨 종친회 사무실을 찾았다. 종친회 측은 사무실에 기자가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천종일 사무총장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종친회 일로 천신일 회장과 천성관 내정자가 서로 마주친 일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매년 4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전국의 천씨 일가가 모이는 것을 제외하면 임원들이 모이는 이사회는 연말에 한 차례뿐이라는 것이다. 참석률도 60% 내외다. 천 사무총장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바빠서 그런지 참여율이 더욱 저조한 것 같다"고 했다.

    종친회에 따르면 현재 14대 임원은 모두 130명이다. 회장, 부회장, 고문, 이사 등으로 구성 돼 있는 이들의 임기는 2008년 4월부터 2년 동안이다. 종친회장은 천정배 의원으로 2006년부터 13, 14대 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임기는 2010년 끝난다.

    천신일 회장은 11, 12대 종친회장(2002~2006년)이었다. 10대 회장(1999~2002년)은 천용택 전 장관이었다.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는 현재 13, 14대 부회장(2006~2010년 예정)이지만 정확히 언제부터 종친회 임원을 맡았는지는 종친회도, 천 내정자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종친회 부회장은 수석 부회장을 포함해 45명이다. 천 검찰총장 내정자와 천영세 전 대표도 여기 포함돼 있다. 천 사무총장은 "본인이 고사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전 대(代)의 임원들이 승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천성관 내정자도 천신일 회장 때부터 무슨 직함인지는 기록이 없지만 종친회 임원을 한 것은 맞다"고 했다.

    천영우 대사와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3대 부회장을 지냈다. 천 대사는 지난해 중앙 종친회 대표단을 이끌고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에 있는 중시조 유적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세중나모 여행사를 통해서였다.

    "문중에 유명인이 많이 있다"고 하자 종친회 측은 "국내외 일가가 20만여명 정도밖에 안 되는 희성(稀姓)이다 보니 다른 성씨에 비해 눈에 더 잘 띄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어느 종친회를 들여다 봐도 이 정도 관직에 오른 인물들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보통 일가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임원으로 추대한 후 본인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종친회 측은 "결정하면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라며 "일가 일이라고 생각해선지 웬만하면 승낙하는 편"이라고 했다.

    천 사무총장은 "유명인들은 종친회 홍보 차원에서도 임원으로 추대하는 경우가 있다"며 "명예직 이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했다.

    천종구 총무이사는 "10년 넘게 종친회 행사를 챙겼지만 천성관 내정자와 전화 통화 한 번 못해봤다"며 "회장이야 어쩔 수 없이 꼬박꼬박 나온다 쳐도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일가에 봉사한다는 차원으로 얼굴을 비추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