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평화롭던 시골성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조선일보
  • 채성진 기자
    입력 2009.06.27 03:17 | 수정 2009.06.27 10:47

    강원도 내 한 천주교 성당의 신부가 5년간 여신도들과 성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이 불거져 천주교 원주교구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조선닷컴 6월 5일 보도

    A신부는 '성관계 의혹'이 일자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글을 남기고 잠적했다. '물의를 일으켜 가슴 아프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언젠가는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A신부는 1994년 2월 사제 서품을 받았다. 프랑스 유학 후 강원도 성당에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근무했다. 그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으로 두 차례 방북(訪北)했다. 2002년 10월 8박9일 동안 평양에 다녀온 뒤에는 한 잡지에 방문기를 기고했다. 2002년 '인터넷 자유를 보장하라'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2004년에는 언론개혁법안 350인 선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도박 반대 시민운동에 집중했다.

    A신부와 여신도 간의 의혹에서 짚어 볼 대목은 여 신도와 성관계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의혹을 처음 보도한 GTB 강원민방은 피해자 인터뷰를 통해 "A신부가 2001년부터 5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친분이 있는 같은 교구의 여신도들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강원민방은 "A신부가 성관계를 맺은 신도 중에는 자기가 일하던 복지시설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여대생도 있었다"며 "피해자가 반항했지만 강제로 (행위가) 이뤄졌고 여신도 알몸 사진도 찍었다"고 주장했다. 강원민방은 성당 관계자의 목격담을 인용해 "신부와 여신도의 성관계가 성당 사제관에서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천주교 해당 교구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 이달 초 A신부를 만났는데 그는 '성관계는 없었다. (알몸) 사진을 찍었다는 얘기도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A신부의 얘기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신부들과는 달리 A신부의 사제관은 늘 열려 있는 공간이었다"면서 "그게 불필요한 오해를 낳은 것 같다"고 했다. A신부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제로서 도의적 책임을 말한 것이지 여신도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을 인정하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신부에 대한 의혹은 전에도 있었다. 2007년 이 신부와 여신도의 '성 관계'에 대한 내부 보고가 올라오자 해당 교구는 그 해 9월 그에게 자숙하라는 의미로 안식년을 지시했다. 그는 보고 내용을 완강히 부인했다고 한다. 2008년 9월 안식년이 끝났지만 해당 교구는 그를 성당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병원 사목 일을 맡겼다. 그러다 이달 초 의혹이 불거지자 6월 9일자로 그에게 정직(停職) 처분을 내렸다.

    A신부는 왜 자기 주장처럼 아무 잘못이 없다면 불이익을 세 차례나 받으면서도 이를 감수했으며 떳떳하게 명예 회복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주변에서는 이에 대해 "뭔가 말 못할 '속사정'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교구는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아직 A신부에 대해 심도 있는 조사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해당 교구는 A신부에게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여성들과도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신부는 최근 국무총리 소속의 한 위원회에 사의를 표명했다. 2007년부터 이 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A신부는 이달 9일 이메일로 사퇴 의사를 보내왔고 11일 수리됐다. 본지는 여러 차례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A신부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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