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트위터'로 이란 제2의 혁명?

조선일보
  • 김민구 기자
    입력 2009.06.19 03:06

    방송 등 통제되자 문자메시지로 소통하며 시위
    시위 장소·구호 전파… 트위터, 혁명을 전송하다
    취재 통제 외신, 정보 얻어 "가상 공간의 이슬람 사원"

    ☞ 트위터(Twitter)

    새들의 지저귐을 뜻하는 '트위터'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인 잭 도시(Dorsey)가 2006년 시작한 인터넷 단문(短文) 메시지 서비스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해 140자 이내의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도록 한 이 서비스는 600만명 이상이 회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의 장점은 간편함과 빠른 소통에 있다. 메시지가 인터넷에 공개돼 '미니 블로그' 역할도 한다.

    "218.128.112.XX:8080 #iran election RT(ReTweet·트위터로 요청받은 메시지) 이란 내에서 '트위터(twitter.com)'에 접속 가능한 프락시(proxy·우회 경로)를 알려주세요. 급합니다!"

    이 암호문 같은 메시지는 지난 12일의 이란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민이 정부의 인터넷 접속 차단을 뚫고 어떻게 서로 연락해 수도 테헤란과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이는지 이해할 수 있는 열쇠다. 이 메시지는 인터넷 무료 단문(短文) 메시지 서비스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주로 쓰는 문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 'RT' 다음 부분은 누군가의 요청 메시지이고, 앞부분은 그에 대한 답이다. 답변자는 질문자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에게 '218'로 시작하는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면, 이란 정부의 인터넷 봉쇄를 피해,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트위터 토론방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준다.

    부정 선거를 규탄하는 이란인들의 시위가 나라 밖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이란 학생들이 ‘내 표는 어디로 갔나?’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로이터 뉴시스
    이란 정부는 현재 CNN 방송 등 외국 언론들의 시위 현장 접근을 막고, 이란인들이 위성방송을 청취할 수 없도록 방해 전파를 쏘고, 선거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인터넷 웹사이트들을 차단했다. 그러나 이란 네티즌들의 '지저귐(twitter)'을 막을 수는 없었다.

    친(親)정부 민병대가 15일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세계로 퍼졌다. 미국의 인터넷 블로거들은 트위터로 입수한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신속히 보도했다. 현장 접근이 차단된 서방의 주요 방송 웹사이트에는 이란인들이 트위터로 보낸 속보와 동영상이 답지하고 있다. 전 세계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란 네티즌들이 인터넷 차단을 우회해 트위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각자의 PC를 '프락시'로 제공하는 운동을 벌였다.

    지금 수만~수십만명의 이란인들이 '대선 부정'에 항의하며 보이는 저항은 '트위터 혁명'이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Friedman)은 17일 '가상공간의 이슬람사원(virtual mosque)'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란의 과거 혁명 세대가 이슬람 사원에서 힘을 얻었다면, 현재 이란의 젊은 세대는 인터넷 공간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수십만명의 군중이 결집하고, 강력한 언론 통제에도 불구하고 총에 맞아 숨진 시신 등 생생한 현장 동영상이 외부로 전달될 수 있었던 데는 트위터의 역할이 컸다.

    이란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AP통신에 "내가 트위터와 접속이 끊어진다면 세계와 단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란의 국영TV는 알려주는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또 유튜브·페이스북·플리커 등 다른 인터넷 웹사이트들의 정보를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이란인들은 시위 현장의 동영상은 유튜브에, 사진은 플리커에 올려놓고, 트위터로 정보가 있는 위치를 다른 이란인과 바깥 세계에 알려준다. 또 시위 장소와 시각, 준비물, 구호 등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도구로도 탁월하다. 트위터로 전달되는 단문 메시지는 PC는 물론 이동 중 휴대전화로도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국내에는 약 1만명의 트위터 이용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의 60%가 30세 이하의 젊은층인 이란은 인터넷 이용이 활발하고, 반(反)정부 해커들도 왕성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로거의 숫자만도 6만명에 달한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트리타 파시(Parsi) 이란계 미국인 이민자 단체 대표는 "이란에는 매우 능숙하게 인터넷을 활용하는 (젊은) 인구가 있다"고 말했다. 미 CBS방송은 "이란 대선의 최종 결과가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는 '테헤란 시민은 지붕 위로 올라가 항의의 표시로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쳐라'는 메시지가 올라왔고, 다음날에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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