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작가 "출범 100일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 끊어"

  • 조선닷컴
    입력 2009.06.18 13:49 | 수정 2009.06.18 20:56

    18일 MBC PD수첩 제작진 5명을 광우병 왜곡보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가 현 정부에 적개심을 나타낸 이 프로그램 김은희(37.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김 작가도 검찰이 불구속 기소한 5명 중 1명이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은희 작가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에 참여한 김은희 작가는 지난 2008년 6월7일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에 대해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이메일에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던지, 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봐요”라고 적었다.

    이 이메일 내용을 보면 제작진이 지난해 총선 직후 현 정부에 대한 적개심때문에 광우병 프로그램을 왜곡보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씨는 이 이메일에서 “1년에 한두번쯤 ‘필’이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난해 삼성이 그랬고, 올핸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던지, 아마도 총선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봐요”라고 적었다. 김씨는 “여전히 ‘이명박의 운명’에 관심이 많은 나는 날마다 촛불시위 중계며 아고라 눈팅이며 시간을 무지하게 보내고 있지요”라고 썼다.

    검찰에 따르면 김은희 작가는 이 이메일을 보낸지 6일 후인 6월 13일에 또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날 김씨는 촛불시위 현장에 나갔다가 김보슬 PD와 만나 나눴던 대화내용을 지인에게 그대로 전했다.

    김씨는 이메일에서 “그녀(김보슬 PD를 지칭)가 물었어요. ‘김여사(김은희씨를 지칭) 현장에 나와보니 소감이 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ㅋㅋ’”라고 썼다. 이어 김씨는 “그래서 대답했지요. ‘아니 만족못해. 홍○○(정치인)은 못 죽였잖아. 그는 자라나는 미래의 기둥들과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무엇보다 (총선에서) 노○○(정치인)를 이겼잖아요’”라고 언급했다.

    김씨는 이명박 정부와 PD수첩으로 촉발된 사태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회를 지인에게 전했다. 그는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중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과거 그 어느 언론도 운동세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그 ‘대중의 힘’의 끝이 나는 못내 불안해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에 앞서 작년 4월18일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이번 PD수첩 아이템을 찾는 과정에서 총선결과에 대한 적개심을 풀 방법을 찾아 미친 듯이 홍○○에 대한 뒷조사를 했었다(뭐 우리가 늘 ‘표적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라고 썼다.

    검찰 관계자는 “이메일이 의도 추정의 주요 자료이고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해서 공개하게 된 것”이라며 “내부 고민을 많이 했고 회의도 거쳤는데 (PD수첩 보도가) 악의가 있거나 현저히 공평성을 잃은 게 맞느냐는 국민의 판단에 있어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PD수첩 측은 "검찰이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하고 있고, 보도는 공익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PD수첩 측 김형태 변호사는 "PD수첩 보도의 핵심은 미국 도축시스템의 문제였고 공익 목적으로 (보도)한 것"이라며 "법정에서 제출하면 될 자료를 보도자료에 넣은 것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이며 정치적인 이번 수사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조능희 CP(책임프로듀서), 송일준·김보슬·이춘근PD, 김 작가 등 PD수첩 제작진 5명을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18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왜곡보도한 혐의로 MBC ‘PD수첩’ 프로그램의 제작진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부 민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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