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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과학칼럼] 남자가 첫눈에 반하는 시간은 8.2초

  • 칼럼니스트 김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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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6.18 10:02

    과학으로 해부해 보는 여자, 남자, 그리고 남자여자

    세상에 아름다운 사랑치고 첫눈에 반하지 않은 남녀의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또 마무리가 어떻게 전개되든 그러한 사랑에 한번 홀라당 빠지고 빠져보고 싶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단오 날 그네를 타고 있는 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한 이몽룡의 러브 스토리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듣는 이를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전이기도 하다.

    
	[김형근 과학칼럼] 남자가 첫눈에 반하는 시간은 8.2초

    춘향전과 배뱅이굿은 남녀가 첫눈에 반한 이야기

    또 웃기고 울리는 해학으로 답답하고 서러운 우리의 속내를 훨훨 풀어내는 명약 배뱅이굿에 얽힌 이야기도 따지자면 첫눈에 반한 첫사랑의 이야기다. 구순(九旬)을 넘긴 무형문화재 이은관 선생이 한바탕 벌이는 배뱅이굿 타령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배뱅이는 황해도의 한 지체 높은 최정승의 무남독녀 외딸이다. 불면은 날아갈까, 쥐면은 꺼질까? 애지중지하게 키우던 배뱅이가 시주를 받기 위해 집에 들렸던 젊은 상좌 중(수행스님) 에게 첫눈에 반해 상사병으로 드러누워 결국 죽고 만다.

    그 한을 달래기 위해 최정승 내외는 딸 배뱅이의 넋이나마 불러보고 싶어 이를 이루어주는 사람에게는 재산의 절반을 나눠주겠다고 했다. 전국에 유명한 무당들이 다 몰려 굿을 하였으나 아무도 넋을 불러오지 못하였다.

    그 때 지나가던 평양의 젊은 건달 부랑자가 무당 행세를 하여 넋을 불러들여 주었으므로, 최정승은 그에게 약속을 지켜 재산의 절반을 주었다는 스토리다. 물론 이 부랑자는 이미 배뱅이에 대한 정보에 정통한 상태였다. 

    4초 이상 안 가면 관심 없다는 뜻

    그러면 첫눈에 반했다,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고 할 때 그 첫눈과 한눈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과학자들은 8.2초라는 결론을 내렸다. 남자가 여자를 보고 포로가 되는 시간이다.

    여성에게 던진 눈길이 8.2초만 되면 그 남자는 여성에게 ‘뿅’ 간 거나 다름이 없다. 그러면 남자를 애타게 만들 수 있고, 사랑의 노예로도 부릴 수 있다. 여자에게 던지는 시선의 길이로 남자가 사랑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4초 이내에 눈길을 돌리면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4초와 8.2초 사이는 어떤가? 간단하다. 좋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판단할 수 없는 그 중간이다. 몇 달 전 영국의 유력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연구팀의 실험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그러면 여성은 어떤가? 여성은 남자와 달랐다. 같은 실험에서 여성은 남성에게 끌리든 끌리지 않든 관계없이 동일한 시간 동안 시선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처럼 한 순간에 빠져들지 않았다.

    이 실험은 네덜란드의 라드바우트(Radboud) 대학을 비롯해 3개 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학생들과 영화배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자들은 한 방에 몰래 카메라가 숨기고 남녀 학생 115명에게 한 명씩 남자 배우 또는 여자 배우와 대화를 나누게 했다. 그리고 그들의 눈동자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한 뒤 대화 상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묻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남성은 처음 만난 여성에게 시선이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상대방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매력을 느낀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사실이다. 시선의 길이가 곧 상대방에 대한 애정 여부를 결정짓는 잣대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형근 과학칼럼] 남자가 첫눈에 반하는 시간은 8.2초

    “여성은 시선의 길이로 매력을 결정하지 않아”

    이 실험에서 상대 여배우가 예쁘고 마음에 든다고 답한 남 학생들은 여배우의 눈을 평균 8.2초 응시했으며, 덜 매력적이며 별 관심이 없다고 대답한 남학생들은 4.5초 만에 시선을 떨궜다.

    다시 말해서 만일 남성이 한 여성에게 머무른 시선이 4초 이내라면 별반 감흥이 없다는 뜻이며, 8.2초의 벽을 깼다면 그는 이미 사랑에 빠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남자와 완전히 달랐다. 상대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과 관련 없이 거의 비슷한 시간 동안 남자 배우에게 시선을 주었다. 남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길이로 매력을 느끼는지 여부를 평가할 수 없었다.

    여성은 결코 한번에 시선을 주지 않는다. 연구팀은 “우리가 정확하게 얻은 결과는 이성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이 남자의 경우 시선의 길이에 따라 거의 판단할 수 있으며, 또한 여자와 남자는 서로 다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는 남성이 원래 짝을 얻기 위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전략을 펴는 반면 여성은 보다 소극적이며 조심스러운 전략을 편다는 기존의 논리와도 내용을 같이 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남자는 공격적, 여자는 조심스러운 전략
     
    찰스 다윈은 상대를 유혹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성적인 행동이라는 점을 연구한 첫 번째 학자다. 성적인 매력은 수컷의 건강을 테스트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수컷의 유전자를 테스트하는 걸 수도 있다. 동물세계에서 수컷은 사랑을 얻기 위해 죽음의 곡예도 마다하지 않는다.

    남자는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내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여자는 한눈에, 그리고 첫눈에 반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건강한 자손을 얻기 위한 남자의 선택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꼼꼼하게 따지고 이것 저것 다 재보아야 한다. 여자는 그렇게 진화해 왔다.

    진화적인 차원에서 남자는 가능한 많은 자손을 남기려는 것이 본능이다. 다시 말해서 양(量)을 추구한다. 그러나 여자는 양이 아니라 질(質)을 중요시해 왔다. 바로 여성과 남성이 진화에서 가장 다른 점이다. 짝을 고르는데 다르게 진화해 왔다. 그래서 첫눈에 함부로 반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의 건강은 물론 경제력, 학벌, 성격을 포함해 이것저것 요리저리 재보는 것은 비단 여자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남자가 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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