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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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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배우 겸 가수 이소정

  • 서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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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이경호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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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6.16 14:42 | 수정 : 2009.06.17 15:55

    브로드웨이 뮤지컬배우·가수·작가…
    "이젠 한 남자의 주인공 되고 싶어"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60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이소정(36)은 1995년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 ‘킴’ 역을 맡아 뉴욕을 포함한 미국 20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주연을 맡아 공연한 뮤지컬 배우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 뮤지컬 ‘드라큘라’의 여주인공 ‘로레인’으로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이후 뮤지컬 ‘불의 검’ ‘마리아 마리아’ 등에 출연했고, 영화 ‘봄날은 간다’ ‘영어완전정복’ 등의 O.S.T 작업에도 참여했죠.”

    
	[주간조선] 배우 겸 가수 이소정
    그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한국판 주제곡도 불렀다. “KBS ‘열린음악회’에 나간 적이 있어요. 윤복희 선생님께서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제 연락처를 알아내셨어요. 선생님께서는 제게 전화를 걸어 ‘저는 윤복희라는 사람입니다. 그대에게 오디션을 보라고 제의하고 싶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션을 봤고 합격한 거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이소정은 6월 29·30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쇼팽을 노래하다’ 콘서트를 연다. 공연은 올 초 그녀가 내놓은 앨범 ‘쇼팽 앤 더 걸’ 수록곡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소정이 편곡하고 가사를 붙여 노래하는 쇼팽의 16곡 외에도, 역시 쇼팽을 사랑하고 그래서 이소정의 독특한 쇼팽 해석에 매혹된 루마니아의 피아니스트 소린 크레시운이 쇼팽 폴로네이즈 6번(영웅), 왈츠 6번(강아지왈츠) 등을 피아노 독주로 선보인다. 두 사람의 만남은 소린 크레시운이 이소정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와서 이뤄졌다. 따라서 이번 공연은 세계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젊고 열정적인 피아니스트와 매혹적인 보컬의 하모니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앨범에서는 ‘즉흥환상곡’ ‘혁명’ ‘이별의 곡’ ‘장송곡’ 등 12곡을 편곡해서 가사를 붙였어요. ‘장송곡’에는 김소월의 시 ‘초혼’을 입혔죠. 제가 시를 무척 좋아하는 데다가 미국 유학 시절에 이 시를 즐겨 암송했거든요.”

    그녀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쇼팽을 좋아했다고 한다. “뮤지컬 배우로 일하면서 클래식과 멀어졌지만 쇼팽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깊어갔어요. 어린 나이에 조국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쇼팽의 삶과 어려서 미국으로 유학 갔고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제 삶이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소정은 자신의 뉴욕 진출기를 담은 책 ‘브로드웨이의 노래를 들어라’를 펴내기도 있다. “어려서부터 글 쓰기를 좋아했어요. 뮤지컬 ‘불의 검’을 공연할 때 저를 인터뷰했던 기자분이 제게 출판 제안을 했고 그 분이 출판 기획자로 직업을 바꾸면서 책이 나왔죠.”

    그녀는 동화책도 한 권 완성했다고 한다. 아직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곧 빛을 볼 거라고 했다. “1998년 뉴욕에 있을 때 동화책 소재를 잡았어요. 주인공 이름까지 생각했죠. 2005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해서 3개월에 걸쳐 완성했어요. 두 친구가 한 친구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도와주는 이야기입니다. 배경은 미국 뉴욕이고요.”

    글쓰기에도 소질이 있는 이소정은 중학교 때 TV에서 방영된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주인공 줄리 앤드루스가 노래 부르는 모습에 감동 받았어요. 196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1980년대 한국 안양에 사는 저에게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거죠.” 학창시절 그녀는 모범생이었다고 한다. “공부를 잘했고 선도부도 빼놓지 않고 했어요. 고등학교(안양여고) 2학년 때 학교 대표로 영어경시대회에 나간 것이 인연이 돼서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고등학교에 교환학생 자격으로 몇 개월간 다녀오기도 했죠.”

    그때 이소정은 미국에 유학 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를 굳혔고 부모님을 설득하게 됐다. “18세 때 1200달러를 들고 하와이 브링엄영대학에 진학했어요.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갔지만 돈도 없고 연줄도 없는 제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손에 양파 냄새가 배어서 강의 시간에는 항상 맨 뒷줄에 앉았어요.”

    그녀는 유학 가기 이틀 전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의 ‘노래 뽐내기’ 코너에 출연했던 것을 마음속에 담아두며 매일 최선을 다해 뮤지컬 배우 준비를 했다고 한다. “당시 DJ 이문세씨가 제게 꿈이 뭐냐고 물었어요. 저는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고 곧 유학을 떠난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이문세씨가 ‘10년 안에 세계적인 뮤지컬 스타가 되어 돌아올 이소정 학생의 노래를 청해 듣겠습니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 멘트를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7년 만에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됐으니 꿈을 이루긴 했지만 이전까지 제가 한 말을 꼭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대단했어요.”

    ‘별밤 노래 뽐내기’ 출신으로는 이소정 외에도 ‘SG워너비’의 김진호, ‘빅마마’의 이지영, ‘스윗소로우’의 인호진, 옥주현, 이수영, 이기찬, 박기영, 리아 등이 있다.

    이소정은 유학 시절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유학생에게 그렇듯이 영어가 가장 큰 문제였어요. 발음 교정도 어려웠고 미국인들과 경쟁하고 토론할 수 있을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주간조선] 배우 겸 가수 이소정

    그녀에게 온 절호의 찬스는 ‘미스 사이공’ 오디션이었다. 1994년 지역 오디션에 붙은 그녀는 이듬해 뉴욕으로 최종 오디션을 보러 갔다. 여기에서 세계 4대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의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를 만났다. 카메론 매킨토시는 “오디션장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대단한 재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 ‘미스 사이공’ 미국 투어 공연을 하고 있던 이소정의 공연을 보고 감동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고 회상한 바 있다.

    이소정의 부모님도 그녀의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기 위해 뉴욕으로 날아왔다. “아버지가 공연 보고 많이 우셨어요. 공연 후에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죠.” 그녀는 1남 1녀 중 둘째. “부모님과 오빠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살아요. 오빠가 자리를 잡고 부모님을 모셔간 거죠. 저는 LA와 서울을 오가며 살고 있고요.” 

    이소정의 이상형은 성실하게 자기 분야를 개척해 정상까지 오른 사람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일이 우선이었는데 이제는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싶어요. 인생의 반려자를 잘 만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주변에서 좋은 작품 만나는 것보다 좋은 배우자 만나는 것이 더 어렵다고들 해서 약간 걱정이 되지만 말이에요.”

    그녀는 소프라노 홍혜경을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 “선생님께서 공연하시는 것을 보고 있으면 굉장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어요. 선생님은 가정이 있고 아이도 여럿 있는데 자기 일에서도 최선을 다하시죠. 저도 이제는 인생과 예술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제 인생이 먼저이지 예술이 먼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소정은 오늘의 그녀를 있게 한 뮤지컬 무대에는 천천히 복귀하고 싶다고 한다. “요즘은 보컬리스트로 무대에 서는 것이 좋아요. 10월에는 도쿄에서 공연을 하고 내년쯤 미국에서도 앨범을 낼 예정이에요. 저는 언제나 제가 한 말을 꼭 지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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