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대(大), 공직선거 출마 교수에 휴직 허용한다는데…

    입력 : 2009.06.16 03:38

    내규초안 마련… 2학기 시행
    선출직 공무원 당선 휴직 땐
    재임기간 1회·최대 4년 제한
    "출마땐 사임해야" 비판 일어

    앞으로 서울대 교수들은 학기 시작 전에 휴직계를 내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 선거에 얼마든지 출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휴직 규정 초안이 최근 규정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통과됐다고 15일 밝혔다. 초안은 규정심의위원회 본회의와 학장회의를 거쳐 교수평의원회에서 최종 확정되며, 이 경우 오는 2학기(9월)부터 시행된다.

    서울대가 밝힌 '서울대학교 전임교수 휴직 등에 관한 규정' 초안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가 선출직 공무원 선거에 출마할 경우, 학기 시작 전에 휴직계를 내면 심사를 거쳐 휴직을 할 수 있게 된다. 단, 선출직 공무원 당선으로 인한 휴직은 서울대 재임 기간 중 1회, 최대 4년으로 제한된다. 재선이 될 경우에는 서울대 교수직을 포기해야 하지만, 당선될 때까지는 얼마든지 휴직을 하고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경우에는 선거운동 기간이 학기와 겹쳐도 휴직 없이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다. 이 밖에 장관 등 임명직 공무원에 임용되면 학기 중에도 휴직이 가능하고, 영리법인 근무를 위한 휴직도 총장이 허용할 경우에는 가능하도록 돼 있다.

    초안 내용이 알려지자 '출마하려면 교수직을 사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4월 김연수(여·40) 체육학과 교수가 서울대 현직 교수로는 처음으로 제18대 총선에 출마한 것을 계기로 휴직 규정 손질에 나섰다. 김 교수는 학기 중인 4월에 '육아휴직' 명목으로 휴직계를 제출했으나, 학교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선거운동 기간 중 강의를 다른 강사에게 맡긴 채 유세를 펼쳤다. 김 교수는 학기 중에 강의를 제대로 하지 않고도 감봉 3개월의 징계만 받고 교수직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학내 안팎에서 '폴리페서(정치인으로 나서고자 하는 교수·politician과 professor의 합성어)'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서울대가 새로운 규정을 만들겠다고 나섰던 것이다.

    서울대측은 새 휴직규정에 대해 "상위법과 현실 사이에서 나온 최선의 절충안"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서울대 교무처장은 "상위법인 교육공무원법에서 교원은 사임하지 않고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돼 있어, 대학 규정으로 이를 제한하면 위법 논란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며 "무조건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당선에 의한 휴직을 양성화하되 횟수를 1회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낙인(59) 법대 교수는 "학생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며 "다만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보다 더 많이 외부에서 활동할 수도 있는데, 선출직을 전국구와 지역구로 나눠 구별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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