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지키는 해외영주권 병사

조선일보
  • 이위재 기자
    입력 2009.06.15 02:38

    캐나다서 온 김성곤 일병 3대(代)에 걸쳐 '나라 사랑'

    비무장지대(DMZ) 철책 너머로 북한군 초소가 코앞에 보이는 강원도 화천군 풍산리 7사단 8연대 GOP(General Outpost·일반 전초) 부대. 캐나다 영주권자인 김성곤(23) 일병은 이곳을 지키는 40여 장병 중 한 명이다.

    김 일병은 중3 때인 2002년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2007년 영주권을 딴 뒤 토론토 세네카대학에 들어갔다. 외국 영주권을 얻으면 군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김 일병은 스스로 군 복무의 길을 택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로 이어져온 '피'를 속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일병의 할아버지 김인대(78)씨는 6·25전쟁 때 백마부대 소속으로 북한군과 싸웠다.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육군 의정(의무행정) 병과장을 지낸 예비역 대령이다. 할머니 김순이(80)씨 역시 6·25 때 간호장교(대위)로 참전했다. 예비역 대위인 아버지 김기호(50)씨도 소위 때 5사단 GOP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육군 7사단 GOP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김성곤 일병(오른쪽). 캐나다 영주권을 갖 고 있는 김 일병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스스로 입대했다./육군본부 제공

    때문에 김 일병은 '군대란 가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며 자랐다. 지난해 입대를 위해 귀국하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괜찮겠느냐"며 걱정했다. 하지만 김 일병은 "기왕이면 전방으로 가고 싶다"며 대부분 전방 배치되는 춘천 102보충대를 지원했다.

    7사단 8연대 GOP는 인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 정해진 시간에 초소와 막사를 오가며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부대다. 작년 8월 입대한 김 일병은 "이제 조국을 지킨다는 게 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 김씨도 "외국 생활에 젖어 있어 처음엔 걱정했는데 이젠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일병은 "남은 군 생활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의 핏속에 흐르는 나라 사랑 정신을 조금이나마 더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일병과 함께 캐나다 유학을 떠나 역시 영주권을 갖고 있는 동생 세권(19)군도 곧 군복무를 위해 입국할 예정이다. 병무청은 자원 입대하는 해외 영주권자가 연간 100명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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