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처럼 약한 기업 괴롭힌 후… 갑자기 "일류기업 제품 불매"

입력 2009.06.12 03:07

언소주 광동제약 협박 "집단공갈죄 해당"
업무방해외(外) 강요죄도 가능
"다방 앉아 인상쓰던 조폭 난 협박안했다 우기는 꼴"

조선·동아·중앙일보에 광고했다는 이유로 광동제약을 '협박'해서 한겨레·경향신문에 광고를 내도록 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법조계는 언소주와 그 회원들의 행위가 광동제약에 대한 업무방해죄는 물론 강요죄와 공갈죄에도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과 9일 광동제약 업무를 마비시킨 '소나기 협박전화'가 자발적인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지만, 법망(法網)을 피해보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거짓말이라는 사실도 속속 증명되고 있다.

공갈 협박해 놓고, "합의했다"

'언소주'의 대표라는 김성균씨는 11일자 한겨레신문에 "광동제약 건은 소비자와 기업이 서로 의사를 확인하며 합의에 이른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겨레·경향에 광고하지 않으면 불매 운동하겠다"고 협박하고, 업무방해 전화를 퍼붓는 실력(實力)행사까지 해서 강제로 광고를 받아내고선,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합의를 했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 인사들은 이번의 경우 지난해 광고주 협박범들에게 적용됐던 업무방해죄 외에도 형법상 강요죄(324조)와 공갈죄(350조)가 적용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경우' 성립하고, 공갈죄는 그 같은 행위로 인해 '본인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득을 취했을 경우' 적용된다. 고법부장 출신의 한 법조인은 "언소주의 협박으로 인해 광동제약의 기업활동권이 방해받았고, 당초 계획에도 없는 광고집행을 하게 됐다"며 "강요죄 구성요건에 딱 떨어진다"고 말했다. 법원 고위관계자도 "언소주가 제3자인 한겨레나 경향신문에 재산상 이득을 준 셈"이라며 "공갈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인사들은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단체나 다중(多衆)이 위력(威力)을 행사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 가중처벌해야 할 범죄로 규정한 '집단공갈죄'(3년이상 징역)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언소주의‘불매 협박’에 굴복, 지난 10일자 경향신문(왼쪽) 5면과 한겨레신문 12면에 게재한‘비타500’광고.

힘없는 기업 골라 벌떼 공격한 뒤, 치고 빠지기 수법

'언소주 세력'들은 "순수 소비자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법조계 인사들은 "규모가 작은 '힘없는 기업'인 광동제약을 힘으로 굴복시킨 것은 조폭 집단을 연상시키는 범죄적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언소주가 11일 삼성그룹 5개 계열사를 '불매운동 2호'로 지목한 것은 이 같은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불매운동 대상기업에)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 이는 시민들이 스스로 착안해서 하고 있는 것"(박경신 고려대법대 교수)이라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조직적이고 의도적 행동'이 아니라, '호소나 설득'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방희선 동국대 법대 교수는 "이들의 주장은 저질 조폭들이 다방에서 인상만 쓰고 있었지, 협박한 적 없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불법 행위는 '언소주'의 다음(daum) 카페에 들어가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언소주는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기업에 대한 전화 공격을 '숙제'라고 표현하면서, 카페에 기업 리스트를 올려놓고 회원들에게 '숙제'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직통전화 알아내는 법' 등을 세세하게 적어놓아, 사실상 해당 회사 업무를 방해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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