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財界) "세계적 기업상대 한마디로 이건 코미디"

입력 2009.06.12 03:07 | 수정 2009.06.12 03:51

'2차불매 운동'은 삼성 5개 계열사

언소주는 11일 '2차 불매운동' 대상 기업으로 삼성그룹 5개 계열사를 선정했다. 불매운동 대상 기업의 규모가 재계 순위 500위권 바깥의 기업에서 1위 기업으로 갑자기 바뀐 것이다. 언소주는 지난 8일 기자 회견에서 광동제약을 대상으로 삼은 것과 관련, "중견 기업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2차 불매 운동 대상 기업도 광동제약과 비슷한 규모에 소비자 여론에 민감한 식음료 기업이나 제약회사를 지목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언소주는 광동제약이 불매 운동 하루 만에 합의서를 써주자 "대기업은 못 건드리고 힘 없는 중견기업을 괴롭힌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10일 아침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광동제약 '비타500' 광고가 나란히 게재되자, "특정 신문의 광고 유치를 위한 브로커 역할을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언소주가 "한번에 한 개씩"이라던 당초 방침을 바꿔 삼성 계열사 5개를 한꺼번에 선정한 것도 불매 운동의 성공 가능성보다 '상징성'에 더 큰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언소주 대표라는 김성균씨도 이날 회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불매를 성공하느냐 하지 못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광동제약을 선정한 이후 불거진 '비난 여론'을 피해가면서, 삼성을 대상으로 장기간의 불매 운동을 이어가는 장기전이 예상된다.

광동제약으로부터 한겨레경향신문 광고 게재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언소주가 '자신감'을 갖게 된 측면도 있다. 김 대표는 카페에 올린 같은 글에서 "이길 수 있는 상대는 많다. 칼을 뽑지 않아도 굴복할 수 있는 기업들도 많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 그룹은 이날 2차 불매 운동 대상 기업 선정과 관련,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언소주의 협박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광고주는 세계와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 일류 기업에 '매체를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겠다'는 것을 보고 있으니 코미디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직원과 그 가족만 수십만이고, 납품업체 직원이 다시 수십만이다. 5개 회사를 합치면 수백만 명"이라며 "자신들만이 옳다면서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이들의 주장을 누가 귀담아듣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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