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엔 대북(對北) 결의 이후 대응이 더 중요하다

조선일보
입력 2009.06.10 22:20 | 수정 2009.06.10 23:35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유엔 안보리는 일부 표현을 둘러싼 막바지 조정을 거쳐 조만간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여기에 담길 제재는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때 채택한 안보리 결의 1718호보다 훨씬 강력하고 제재 대상이 광범위하다.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수출입 금지 품목이 실려 있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공해(公海)에서 선박 검색을 요청할 수 있게 했고 인도적 지원을 빼곤 대북 금융지원도 못하게 했다.

이번 안보리 논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이 강력한 제재에 동의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 4월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미국·일본 등이 안보리 제재를 추진하자 강하게 반대했었다. 그런 중국이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 검색까지 포함한 제재 결의안에 찬성한 것은 주목할 변화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으며,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안보리 제재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직접 해법은 아니다. 지금껏 안보리 차원에서 숱한 경제 제재가 발동됐지만 안보리 결의만으로 문제가 해결된 적은 없다. 6자회담 참가국이자 이번 안보리 논의의 당사국인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이제부터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수수방관하면 결국 한국과 일본도 핵 카드를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고, 동북아에 미국의 군사력이 커지면서 군비(軍備) 경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의 대북 현상유지 정책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체제 생존의 필수 도구이자 후계 구도의 안전판으로 삼겠다고 나선 이상, 과거처럼 몇개의 당근과 채찍을 버무려 문제를 풀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북한 문제에 대한 전면적이고 근본적인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도 국제 규정과 한·미 합의의 틀에 묶여 있는 한국의 핵·미사일 능력 제한을 넘어설 수 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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