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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KTX 진화를 거듭하다

  • 이동훈 기자
  • 입력 : 2009.06.09 13:18 | 수정 : 2009.06.09 18:57

    “시속 400㎞, 서울~부산 1시간50분”
    작년 11월 선보인 2세대 이어 3세대 KTX 개발
    970억 투입, 2015년 운행 목표 외관도 한국적 디자인으로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59호에 게재되었습니다.>

    KTX가 대변신을 앞두고 있다. 속도는 기존보다 시속 100㎞ 이상 빨라지고 디자인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프랑스 고속철인 TGV를 베끼다시피 했던 초창기 디자인에 한국형 디자인이 가미되는 것이다.

    지난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09 한국철도학회(회장 김윤호 중앙대 교수) 춘계학술대회에서도 1000여명의 철도 전문가가 300편의 각종 논문을 통해 차세대 KTX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 1997년 9월 출범한 한국철도학회에는 코레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에 소속된 철도 전문가 27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TX-3(가칭·프로젝트명  HEMU-400X) 모형 /photo 한국철도기술연구원
    KTX-3(가칭·프로젝트명 HEMU-400X) 모형 /photo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특수재료 사용해 무게 줄이고 속도 높여
    1차 디자인 확정… 2013년 시범 주행

    차세대 한국형 고속열차 KTX-3(가칭·프로젝트명 HEMU-400X)는 2007년 7월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2세대 고속열차 KTX-2(프로젝트명 HSR-350X)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3세대 고속열차 개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산하 차세대 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단을 비롯한 철도 관련 국책연구소와 기업 등 30개 기관이 참여했다.

    총 사업비만 971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정부(692억원)와 민간(279억원)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조성된다. 지난 2월 KTX-3의 1차 디자인이 확정됐고 오는 2013년 첫선을 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창 설계가 진행 중이다. 2013년 시제차량이 나오면 10만㎞ 이상의 시험주행을 거친 뒤 2015년쯤 본격적으로 상업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KTX-3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속도다. 최고속도 400㎞로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에 투입된 1세대 KTX보다 시속 100㎞가량 더 빠르다. 현재 개발이 완료돼 호남선과 전라선 투입을 검토 중인 KTX-2(최고속도 350㎞, 영업속도 330㎞)에 비해서도 시속 50㎞가량 더 빠르다. 알루미늄 압출재와 경량 특수재료를 사용해 몸무게를 가볍게 했기 때문에 속도 향상이 가능했다.

    축당 하중도 KTX-2(17톤)에 비해 2톤가량 적은 15톤에 불과해 선로 유지 보수 비용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론적으로는 서울~부산(430㎞) 구간을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에 주파할 수 있게 돼 항공기와의 본격 경쟁도 가능해진다. 현 KTX로는 서울~부산 구간을 주파하는 데 2시간 50분가량 소요돼 항공기와의 경쟁에서 별다른 비교 우위가 없었다.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KTX 타도”를 외치며 저렴한 저가항공을 서울~부산구간에 투입한 상태다.

    열차를 끌고 가는 동력방식도 동력집중식에서 동력분산식으로 전면 개선된다. 현 KTX와 KTX-2는 열차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달려 있는 기관차의 힘으로 끌고 가는 동력집중식(일명 기관차 방식)이다. 반면 KTX-3는 동력이 각 차량별로 고르게 분산되는 동력분산방식이다. 동력차가 없고 각 열차 상부에 동력전달장치가 부착된다.

    일명 ‘지하철 방식’으로 불리는 동력분산방식은 속도 조절이 동력집중식보다 원활하지만 그동안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KTX에 채택되지 못했다. 일본 신칸센의 경우는 도입 초창기부터 동력분산식을 적용했다. 철도기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역간 거리가 짧은 곳에서는 동력분산식이 더욱 유리하다”며 “동력이 분산 배치되면서 기관차가 차지하는 공간만큼의 수송 공간이 늘어나 수송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체 ‘얼굴’ 마우스 닮은 유선형으로
    폭 넓어지고 좌석 등받이마다 LCD 모니터

    고속열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열차 전면부도 완전히 바뀐다. △동(動) △맥(脈) △류(流) △감(感) 4가지 키워드를 기본 콘셉트로 삼아 컴퓨터 마우스와 같이 날렵하고 동그란 유선형으로 바뀐다. 기존 KTX 디자인의 틀을 완전히 깨는 것이다. 현재 운행 중인 1세대 KTX와 운행을 앞두고 있는 2세대 KTX-2는 전면부가 비스듬히 각이 진 모양이다.

    반면 KTX-3는 유선형 전면부를 도입함으로써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속도를 높이고, 터널을 통과할 때 ‘뻥’하고 터지는 폭발음(미기압파·mpw)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터널 통과구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터널 통과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1세대 KTX는 터널 통과 시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폭발음에 대처해 왔다.

    3세대 고속열차 디자인을 담당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종호 교수(건축과)와 김성룡 교수(디자인과)는 “KTX는 TGV의 아종, KTX-2는 KTX의 변종이라 부를 수 있지만 KTX-3는 신칸센(일본), TGV(프랑스), ICE(독일)와도 구별되는 한국 고유의 새로운 종”이라고 말했다.

    실내 디자인도 승객들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열차 폭은 20㎝ 더 넓어지고 좌석 등받이 뒤에는 최신형 항공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개인용 LCD모니터가 장착된다. 1세대와 2세대 고속열차에서는 천장에 달린 공용 LCD 모니터를 통해 운행정보 등을 제공해 왔지만 KTX-3에서는 개인용 LCD 모니터를 통해 운행 정보와 목적지 알림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좌석 위 선반도 개선된다. 비행기 선반처럼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을 설치해 승객들 머리 위로 짐이 떨어지지 않게 했다. 또 가족승객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일반객실과 분리된 형태의 가족실, 수유실, 카페테리아 등도 새로 도입키로 했다. 열차 내에 지능형 스마트 센서가 장착돼 객실 공기의 청정도를 자동으로 감시하고 화장실의 긴급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IT 기반 기술도 선보인다. 특히 1세대 KTX의 문제로 지적되었던 역방향 좌석도 회전형 좌석으로 모두 대체된다.

    열차 운용의 편의성도 높아진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열차 편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된다는 점. 현 1세대 KTX는 총 길이 388m의 20량 고정편성으로 935명에 달하는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하지만 차량 개별 분리가 불가능해 승객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차량 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 없었다. 때문에 호남선(용산~목포)과 같이 수요가 덜한 지역은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특별 수송 기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좌석을 텅텅 비운 채로 운용되는 게 현실이었다.

    KTX-2에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 10량씩 늘리고 붙일 수 있도록 10량 1편성제를 채택했지만 10량 이하의 부분 조정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3세대 KTX-3는 8량을 기본편성으로 2량씩 추가할 수 있도록 해 부분 조정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고속철도 역사(驛舍)를 건설할 때도 현 20량 고정 편성에 맞춘 지나치게 큰 플랫폼을 설치할 필요가 없게 돼 건설비도 상당히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주간조선] KTX 진화를 거듭하다

    노후열차 교체, 6조원 넘는 수입대체 효과
    브라질 고속철 수주전서도 긍정 영향

    KTX-3는 기술개발에 따른 수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최신식 기술과 디자인이 적용된 KTX-3의 자체 개발로 2015년 이후로 예정된 신규 고속열차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2015년 이후에는 경부선 2단계(2010년), 전라선(2010년), 호남선(2017년) 고속철 개통과 함께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의 노후열차가 완전 퇴출되면서 고속열차 1640량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세대 고속열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KTX-3의 자체 개발에 따라 모두 6조5600억원이 넘는 수입대체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2010년 이후 15년간 국내 생산유발효과를 금액으로 따지면 24조원에 이르며 고용유발 효과는 14만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했다. 

    고속철도 기술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녹색성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세계적으로 철도르네상스라고 할 만한 대규모 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 △이집트(카이로~알렉산드리아) △이란(테헤란~이스파한)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부터 코레일 등 철도사업자들이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대 38조원의 사업비가 걸린 총 연장 520㎞의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수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정종환 장관이 직접 브라질로 날아가 브라질 관계 기관장들을 만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기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최고시속 400㎞의 차세대 한국형 고속열차가 개발되면 국내 철도산업의 경쟁력이 철도 선진국인 프랑스, 독일 수준으로 높아져 연간 3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철도시장 수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퀴식 고속열차 어디까지 왔나

    프랑스 TGV, 이미 2년 전에 최고속도 574㎞
    일본 신칸센은 속도보다 편의·안전성 주력

    
	노란색 에어 브레이커가 달린 신칸센 패스텍 360.
    노란색 에어 브레이커가 달린 신칸센 패스텍 360.

    1964년 세계 최초의 고속열차인 일본 신칸센(新幹線)이 등장한 이후 바퀴식 고속열차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KTX의 원형이기도 한 프랑스의 TGV는 ‘세계 2번째 고속철도’(1981년)라는 꼬리표를 떼버리기 위해 속도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TGV는 지난 1990년 5월 515.4㎞라는 최고속도를 기록한 이후 속도 향상을 거듭해 2007년 4월에는 최고속도 574.8㎞를 찍었다. 지금까지 세계 기록만 2번 경신했다. 오는 2030년까지 철도부품의 경량화 등을 통해 영업속도 36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초로 고속열차를 개발한 일본에서는 속도 경쟁은 지양하는 대신 고속열차의 편의성과 수송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특히 터널 구간이 많은 일본의 산악지형을 고려해 열차 전면부 디자인 개선을 통한 미기압파(mpw) 줄이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신칸센 ‘700계’ ‘800계’ 등의 신형 고속열차는 모두 앞으로 길쭉하게 튀어나온 전면부가 특징이다. 또 현재 시험운행 중인 ‘신칸센 패스텍 360’에는 항공기 기술에서 응용한 공기 저항 방식의 ‘에어 브레이커’ 신형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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