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盧) 떼어낼땐 언제고…" 낯뜨거운 민주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09.06.02 03:04 | 수정 2009.06.02 07:34

    당 홈페이지에 "서거를 정치적 이용" "그럼 어쩌겠나" 논쟁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걸고 이명박 대통령 사과와 법무장관 파면 등 공세를 취하고 있는 민주당의 태도에 대한 내부 비판이 당원들 간의 인터넷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민주당 당원 게시판(www.minjoo.kr)에는 얼마 전까지 노 전 대통령 및 친노(親盧) 세력과의 결별을 주장하다 절대적 칭송 모드로 표변(豹變)한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친노와 비노(非盧) 양쪽 모두로부터 올라오고 있다. "죽음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다 역풍을 맞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당의 이지매(집단 괴롭힘)를 만회하려고 오버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2007년 2월 노 전 대통령이 떠밀리듯이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후부터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 계승이 아니라 극복과 비판의 대상이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자 참여정부에서 장관과 요직을 지냈던 일부 인사들조차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현 정권 실세도 조사하라"는 전제가 달려 있긴 했지만 노 전 대통령으로선 섭섭할 일이었다. "노무현 색깔 빼기 없이는 민주당에 희망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고, 비주류에선 "친노 386 아이들 몇 놈이 당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했다.

    여야 원내대표 불편한 상견례 한나라당 안상수(왼쪽),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 6월 임시국회 문 제 등을 논의했지만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 사과 등의 요구를 굽히지 않아 별 진전 없이 끝났다./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당원 이상덕씨는 "○○○ 등 노무현 탄핵조들은 당분간 자중해주길 바란다. (최근 올라간 민주당 지지도는) 노무현의 죽음으로 얻은 지지도다. 민주당 내에 분명히 이를 이용하려는 ×들이 있다"고 했다. 당원 정태수씨는 자유게시판에 올라 있는 "노무현이 대통령에 있으며 궁지에 몰릴 때, 검찰 조사받으며 그 망신을 당할 때, 노무현과 거리를 두고 노심초사했던 민주당을 더 볼 필요가 없다. 너희들은 노무현의 적군이지 아군이 아니었다"는 글을 인용하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A의원 홈페이지에선 "노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급급하더니 사람이 그러는 게 아니다" "비겁하고 신의 없다" "정권 비판하기 전에 당신들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글이 올랐다. 그러나 "언행 하나하나를 갖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론도 있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은 "우리가 노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것은 애증(愛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더욱 애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의원은 "정치 보복으로 죽은 고인에 대해 그럼 무슨 태도를 취해야 하느냐"며 "죽음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야당으로서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일 신임 원내대표로 취임한 이후 국회에서 가진 첫 회동에서 6월 임시국회 소집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강래 원내대표가 “저한테 강성이다, 강경하다고 하는데 제가 부드러운 남자가 될지 강성이 될지는 안 원내대표에게 달려있다”고 하자, 안 원내대표는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면서도 “한승수 국무총리가 19일부터 해외출장을 가기 때문에 이 기간을 피해 대정부질문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으니 가급적 8일 국회가 시작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회동은 분위기는 부드러웠지만 이 원내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된 ‘정권 책임론’을 제기한데 대해 안 원내대표가 ’정치 공방’이라고 맞서면서 시종 긴장이 흘렀다. /최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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