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북(北), 예고대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쏠 수도

조선일보
  • 안용현 기자
    입력 2009.05.27 01:43 | 수정 2009.05.27 02:29

    도를 넘어선 평양, 어디까지 도발 할까
    동창리 미사일기지 완공단계우라늄 농축프로그램도 가동전문가들 "6월이 최대 고비"

    북한은 도대체 어디까지 내달을까. 예상보다 빨리 2차 핵실험을 해치운 북한의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혹시 북한의 도발이 '도(度)'를 넘어 무슨 사단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일고 있는 의문들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29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철회하고 사죄하지 않으면 '2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우라늄 농축 통한 핵개발' 등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고는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진짜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안보 관계 당국자는 "북한은 사전에 예고한 대로 도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핵실험 다음 카드는 ICBM 발사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본격 가동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이 26일 국회 정보위에서 ICBM 발사 가능성에 대해 "가능한 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북한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건설 중인 새 장거리미사일 기지가 완공 단계에 들어선 것도 주목해야 한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2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면 다음 단계는 핵 운반체인 ICBM의 성능 향상"이라고 했다. 북한이 19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는 1600여㎞, 올해 4월 쏜 장거리로켓은 3200여㎞를 날아갔다. 미국에 도달하려면 사거리를 1만㎞까지 늘려야 한다.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 개발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영변 핵 시설로 대표되는 플루토늄 핵 개발은 이제 한계가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플루토늄을 만들어내는 영변 5MW 원자로는 고철에 가깝고, 남은 연료봉도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대규모 시설이기 때문에 숨기기도 어렵다.

    반면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시설은 900㎡(300평)만 있어도 연간 핵무기 1개 분량의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북한은 1998년 파키스탄에서 원심분리기 설계도와 견본 20여개를 가져왔고 2003년에는 독일에서 원심분리기 재료인 고강도 알루미늄 200t을 도입하려다 지중해에서 압수되기도 했다. 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이란도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미국은 북한까지 우라늄 농축에 나서는 것을 지켜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2002년 10월 2차 북핵 위기도 북한이 UEP를 인정했기 때문에 비롯됐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빌미 삼아 어떤 일을 벌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미 "PSI 참여는 선전포고"(3월 30일)라고 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서울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50㎞"(4월 18일)라고 위협했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은 핵(核)으로 워싱턴을, 서해북방한계선(NLL) 도발로 서울을 벼랑 끝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올해 들어 NLL 부근에서 1000여발의 포 사격과 1000여회의 전투기 접근 도발을 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것도 세 차례가 넘는다. 군 관계자는 "지대함 미사일을 NLL 부근으로 쏘거나 군사분계선에서 제한된 도발을 할 가능성을 대비 중"이라고 했다.

    지난 3월 한미 합동군사훈련 기간처럼 개성공단의 우리 국민 출입을 다시 막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근로자들은 꼼짝없이 인질로 잡히게 된다. 개성의 현대아산 직원 유모(44)씨는 이미 58일째 억류 중이다.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을 폐쇄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개성공단을 원만히 추진시키려는 것이 북측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6월이 고비"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여기자 재판(6월 4일), 6·15 공동선언 9주년, 한미 정상회담(16일), 6·25 전쟁 59주년 등이 줄줄이 기다린다. 1·2차 서해교전도 모두 6월에 일어났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지금 북한은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핵 보유국 지위를 확보해 판을 키워 포괄적 대미 협상을 시작할 때까지 위기 지수를 높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북한의 대외 도발을 멈추게 하려면 미국보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움직여야 한다"(서재진 통일연구원장)는 견해도 있다.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북한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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