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관, 왜 거짓말을 했나...꼬리 무는 의혹

입력 2009.05.27 00:18 | 수정 2009.05.27 02:37

이 모 경호관은 3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 때마다 진술을 번복해 그 경위에 대해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첫번째 조사에서 이 경호관은 “부엉이바위에 도착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 아래 사람이 지나간다’는 노 전 대통령의 말에 아래를 내려다보는 동안에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두번째 조사에서는 부엉이바위를 지나 (노 전 대통령 부모의 위패를 모신) 정토원까지 올라갔다가 노 전 대통령을 먼저 내려보내고 자신도 내려갔다가 사고가 벌어졌다고 말을 바꿨다. 서거 직전의 행적에서 ‘정토원 방문’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 경호관은 “대통령께서 굳이 말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지만, 경호대상이 사망한 상황에서 이 같은 중요한 사실을 감춘 것은 의문이다.

사건 직전 행적에 대해 의문이 꼬리를 물고, 혼자 있는 경호관을 만났다는 등산객의 증언이 나오자 26일 경찰은 부랴부랴 이 경호관을 재소환해 경위를 추궁해 “마지막 순간에 곁에 없었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그렇다면 경호관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우선은 상식적인 선에서 본인이 끝까지 경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데에 대한 자책감과 문책의 두려움이 이유일 수 있다.

2차 조사에서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이 정토원까지 심부름을 시켜서 정토원에 더 머물렀다가 바위까지 동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마지막까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의식해 ‘최후의 상황’을 왜곡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호관은 3차 조사에서는 “(지나가는) 등산객을 아래로 데려다주고 올라와보니 대통령께서 사라지고 없었다”고 진술했다.

두번째, 경호팀이 상황을 알고도 사실을 숨겼다면 복잡해진다. 전직 대통령 마지막 순간의 집단적인 조작 및 은폐가 벌어지는 셈이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 등의 내용을 담은 무전 교신이 있었다면 이 같은 집단 은폐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위가 어찌됐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행적이 미스테리에 빠지면서 경호관 진술에 근거했던 마지막 모습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담배 있나요” “없습니다, 가져올까요” 등의 대화, “저기 사람이 있다” 등의 언급도 최후의 순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여러 정황을 미뤄볼 때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근본적인 사실이 바뀔 개연성은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역사의 기록에도 남을 ‘마지막 상황’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는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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