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관 "이상한 느낌들어 '각하!' 소리치며 달려가는 순간…"

입력 2009.05.23 14:47 | 수정 2009.05.23 16:37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까지 재구성

경찰 발표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며칠 전부터 현 상황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유서를 작성하고 산행을 떠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음은 주변 증언과 경찰 발표로 재구성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전 순간들이다.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흘 전부터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지지자들의 격려 전화도 받지 않고,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23일 오전 컴퓨터 전원을 넣고서 유서를 작성했다. 최종 저장 시각은 오전 5시21분이었고, 한글 파일로 작성했다. 화면에 그대로 떠 있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 다음은 유서 전문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노 전 대통령은 컴퓨터를 끄지 않고 모니터를 그대로 켜놓고 5시 45분쯤 경호관 1명과 함께 자택을 나와 평소 자주 바라봤던 뒷산 부엉이바위로 산행을 떠났다.

바위 위에 다다르자 노 전 대통령은 경호관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경호관이 "없습니다, 가져올까요"하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됐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하고 산 아래를 쳐다봤다. 경호관이 눈길을 따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이 몸을 아래로 던졌다. 높이 30미터 높이였고, 산행을 나선지 한 시간 가량 지난 오전 6시40분쯤이었다. 이 경호관은 경찰 조사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각하!’ 하고 소리치며 달려가는 순간 각하가 몸을 던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투신 현장에서 왼쪽 등산화 한짝과 피묻은 상의 한 벌을 발견했다.

이 경호관은 급하게 자택 숙소에 있던 경호원들을 불러 인근 세영병원으로 노 전 대통령을 이송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이미 의식을 잃었고, 부산대 병원으로 긴급이송했지만 8시 13분쯤 도착했을 때에 이미 자기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 부산대 병원은 결국 오전9시30분 공식 사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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