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 휘두르는 경찰?' 인터넷 마녀사냥 논란

  • 조선닷컴
    입력 2009.05.11 15:22 | 수정 2009.05.11 18:33

    불법 폭력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진압봉을 휘두른 경찰 간부의 사진과 신상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간부의 사진과 신상정보 유포에 나선 일부 네티즌과 매체는 경찰 폭력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해당 간부는 사진과 신상정보 공개가 정당한 공무 집행을 방해하려는 ‘마녀 사냥’이라며 인터넷에 관련 게시글 삭제 요청을 했다.

    사건은 지난 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비롯됐다. 당시 노동절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 여의도문화마당에서 열린 공식 행사를 마친 뒤, 지하철을 타고 종로, 을지로, 명동 일대로 이동해 게릴라식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시위대와 경찰은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을 빚었지만, 경찰이 집회 원천 봉쇄에 나서면서 도심 집회는 무산됐다.

    문제는 일부 네티즌이 시위 당일 오후 서울 종로3가 지하철역 입구를 지키던 경찰 간부 조모 경감이 시위대를 향해 진압봉을 휘두르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부대원 40여명과 함께 종로3가 7번 출구를 지키고 있던 조 경감은 도심 진입을 노리는 시위대를 향해 1.5미터 길이의 장봉을 휘둘렀고, 이 때 찍힌 사진이 ‘사무라이 조’ ‘경찰 장봉신공’ ‘칼잡이 경찰’ 등의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뒤 조 경감의 신상정보와 함께 인터넷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네티즌은 다음 아고라 등 포털 사이트는 물론, 조 경감의 소속 부대 홈페이지를 찾아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몽둥이로 폭행하는 폭력 경찰은 감방에 가야한다는’ ‘군사정권 때 고문 기술관을 연상하게 한다“는 등의 마녀 사냥식 댓글 달기에 나섰다.

    이를 견디다 못한 조 경감은 다음 등에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 등을 이유로 권리 침해 신고를 한 상태로, 포털은 관련 글이나 댓글이 올라올 경우 일정 기간 보이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조 경감의 댓글 삭제 요청에 대해, “이미 공개된 사진과 보도 내용을 근거로 인터넷에 글을 썼는데 어떻게 권리침해에 해당되느냐”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하지만 조 경감의 행위가 시위대를 몰아내기 위한 정당방위로, 정당한 공무 집행이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현장에 지키고 있던 해당 부대의 한 중대장은 “당시 좁은 출구에 시위대는 300명 정도 몰렸지만 진압 경력은 30~40명에 불과해 대형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면서 “특히 진압봉을 휘두르기 전 경찰 한 명이 시위대에 끌려가 억류되고, 다른 경찰은 시위대가 던진 쇠파이프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었다”고 말했다.

    시위대에 의해 경찰이 끌려가는 사진 등이 있지만 시위대의 폭력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고, 장봉을 휘두르는 사진 만으로 폭력 경찰로 몰아붙이는 것은 의도가 있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조모 경감은 이에 따라 비방글 게시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