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작년 촛불시위때 反MB글 삭제말라 지시"

입력 2009.05.11 13:59 | 수정 2009.05.11 17:15

작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 당시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글을 삭제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주간 미디어워치’(대표 변희재)가 11일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는 반면 촛불시위대의 세력은 커지자 시위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네이버 운영이 이뤄졌다는 말이다.

미디어워치는 네이버의 게시글 관리를 맡았던 NHN서비스의 전 직원 유민수씨(27)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유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미디어워치와 유씨에 따르면 네이버는 작년 초까지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댓글을 삭제해왔다. 하지만 촛불시위로 네이버가 친 이명박 포털로 몰리며 회원 탈퇴가 잇따르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댓글 관리지침이 완화됐다. 지난 해 6월 “욕설이 아니면 가급적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글을 삭제하지 말 것”을 통보하는 사내 메일을 게시글을 관리하는 직원들에 돌렸다는 것이다.

유씨는 미디어워치 및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전경웅 사무국장 등과 함께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씨는 “NHN서비스에서 증권 콘텐츠의 종목 게시판을 담당했고, 부서는 모니터링 파트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1년 계약했지만, 작년 10월에 그만둔 상태다.

그는 미디어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촛불시위가 한창이고, 안티 네이버 네티즌이 늘면서 네이버 회원 탈퇴가 이어지던 작년 5월 말에서 6월 초로 기억한다”면서 “직원을 관리하는 파트장이 사내 이메일로 ‘이명박 대통령에 불리한 내용이더라도 그 글에 대해 삭제요청이 들어오지 않았거나, 심한 욕설이 아니라면 삭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네이버의 댓글 삭제 기준이 뚜렷한 원칙 없이 담당 직원들의 자의적이고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의 삭제 기준은 욕설/모욕, 사회갈등유발, 청소년유해게시물, 서비스성격에 맞지않음 등등이나 실제 삭제하는 경우 담당 직원의 판단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촛불 시위 이전에는 네이버에서 허위사실이나 욕설이 아니라도 대략 ‘쥐박이’ 같은 단어가 들어간 글 등 대통령이 불쾌하게 생각할 만한 글은 삭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작년 7월부터는 댓글 삭제 대상에 사회갈등유발, 국가비방 등의 항목이 새로 생겼다.

실제로 대통령에 불리한 글의 삭제 기준을 완화하라는 지침 이후 게시글 삭제 기준이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지침이 내려온 이후부터는 욕설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그대로 놔두었고 ‘쥐박이’ 관련 글도 삭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직원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게시글 삭제의 분위기를 따라갔다”고 전했다.

그는 “촛불시위 당시 게시글 관리 지침이 내려왔을 때부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퇴사한 뒤에 이것만큼은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네이버와 다음 등에 글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워치에 따르면 유씨는 “퇴사한 이후에는 회사 이메일에 접근할 수 없어 파트장이 보낸 (삭제기준 지침 관련) 사내 이메일을 현재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해당 이메일에 일부 오해를 살만한 표현은 있었으나 네이버는 댓글 관리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지키고 있다"면서 "유씨의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