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낳아야 미래 있다] "육아는 여성의 의무" 부르짖다 결국엔 이민자 수용

조선일보
  • 오윤희 기자
    입력 2009.05.06 02:54

    '유럽의 출산율 꼴찌' 독일

    저출산 때문에 고전하는 유럽 중에서도 독일은 가장 출산율이 낮은(지난해 1.4명) 나라 가운데 하나다. 왜 그럴까. 김서중 보건복지가족부 저출산인구정책과장은 "독일은 일하는 엄마들이 직장과 양육을 병행하기 어려워 출산율을 높이지 못한 사례"라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는 "유럽이라도 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역사·문화적으로 가톨릭 영향을 많이 받은 국가는 아시아처럼 가족주의 성격이 강해 보수적이고, '육아는 여성의 의무'라는 고정 관념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회적 배경 때문에 1957년까지 독일 여성들은 일을 하려면 남편 허가를 받아야 했고, '여성의 영역은 3K(부엌·아이·교회)에 국한된다'고 할 정도로 여성의 사회 활동에 대한 편견이 강했다.

    최근까지도 독일의 보육 시설은 국내 3살 미만 아이들의 6분의 1만 맡을 수 있을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다. 유치원이 오전 시간만 아이를 맡기 때문에 여성 전일제 취업이 여전히 힘들어 기혼 출산 여성이 직장을 다니기 힘든 풍토다.

    하지만 독일은 이런 문화·사회적 전통을 고수하면서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 프랑스나, 여성의 권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북유럽과 달리 이민자를 적극 수용하는 '제3의 길'을 통해 인구를 유지했다.

    독일의 외국 태생 인구 비율은 호주(24.6%)·캐나다(19.9%)·미국(14.8%) 등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8.83%)이다. 이민 정책으로 독일은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약 8300만 명)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종 차별 문제나 이민자와의 갈등 등이 끊임없이 사회 문제로 제기됐다.

    그런 독일도 지난해 변화한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2013년까지 3살 이하 아동을 35% 돌볼 수 있도록 보육 시설을 늘리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등 보육 정책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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