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여행이 '로망'을 벗어나려면

조선일보
  • 김형렬·호텔자바이사
    입력 2009.04.30 00:10

    김형렬·호텔자바이사

    한 방송사에서 40·50대 전업주부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가장 해보고 싶은 취미가 무엇이냐고. 1위는 단연 '여행'이었다. 아이도 웬만큼 키워놨고 남편에 대한 열정보다 자기애(愛)가 커지는 때이니, 자기만의 시간을 집 밖에서 갖고 싶은 것이다. 해방감 말이다.

    여성들은 집 밖으로 나가면 가사로부터 벗어난다. 집 안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피곤해진다. 엄마와 부인이 휴일에 집안에 있으면 하는 말, "뭐 먹고 싶어?"는 그녀들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누군가에게 요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은 엄청난 부담이다. 빨래는? 청소는? 역시 쉴 틈이 없다. 사람들이 '아줌마'라고 흔히 부르는 전업주부들은 집에서 나가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이다.

    답답할 때마다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을 것이다. 작렬하는 지중해 햇볕에 반짝이는 산토리니의 하얀 지붕, 새파란 보라카이의 화이트 샌드 해변,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여 22년 동안 지었다는 인도의 타지마할…. '얼마나 멀까? 어떻게 가지? 돈은 얼마나 들까?' 현실적 계산이 앞을 때때로 가리지만 생각할수록 마음은 부풀어 오른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열망은 어느새 '로망'이 되어버린다.'무지개 너머 어딘가…'라고 꿈꾸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오늘 아침 밥상을 물렸다면 인터넷 검색창에 '산토리니'('보라카이' '타지마할'…어느 곳이든 좋다)를 치고 조금씩 준비를 시작해보자. '로망'은 포기하지 않을 때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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