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송중기 프로필 사진.

"꿈이냐 생시냐 싶었죠. 제 옆에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선배님이 왔다갔다 하는데. 대본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어요. 황홀했죠."

'쌍화점'과 '내 사랑 금지옥엽', 그리고 '트리플'에 출연하는 탤런트 송중기(25). 갓 데뷔한 신예지만 욕심만은 가득하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싸이더스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연기자 송중기

‘쌍화점’은 송중기에게 연기 데뷔작이다. ‘내 사랑 금지옥엽(이하 금지옥엽)’보다 ‘쌍화점’이 먼저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곧 조인성 찬양이 시작됐다.

“감정신 들어가면 완전 몰입하시고, 끝나면 바로 분위기 띄우죠. 감정 컨트롤이 굉장합니다. 현장 스탭들 이름도 다 외워서 챙기구요. 정말 인간적인 톱스타예요.”

'금지옥엽'은 30% 안팎의 시청률로 '엄마가 뿔났다'의 후속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송중기의 상대역이었던 홍수아는 임팩트 있는 프로야구 시구 덕분에 '홍드로'라는 별명이 붙었다.

“촬영할 때 제가 다른 여자랑 있는 걸 보고 가방을 던지는 장면이 있었어요. 감독님은 ‘중기가 피할 수 있게 정면으로 똑바로 던져!’ 그러셨죠. 그랬더니 수아씨가 팔로 던지는 것도 아니고 어깨부터 돌면서 던지는데, 처음엔 피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얼굴에 맞았어요. 시구에서 다른 걸 던지고 싶다면서 서클 체인지업 던지는 법을 묻기도 하더라구요.”

홍수아가 공던지는 모습 재연

금지옥엽에 함께 출연한 지현우로부터 '거울 보고 웃는 연습을 하라'는 조언을 받았단다. 여자 많이 울렸겠다고 하자 펄쩍 뛴다.

“제가 많이 차였어요. 중 3때 첫사랑이 오래 갔죠. 활발하고 재미있는 여자분을 좋아합니다. 친해지면 푼수 같다는 소리도 듣고요.”

차기작인 '트리플'에서 송중기는 여자주인공인 피겨 선수 민효린과 티격태격하는 쇼트트랙 선수로 출연한다. 가장 존경하는 배우 이선균과도 만나게 됐다.

“‘하얀 거탑’하고 ‘손님이 왕이다’에서 전혀 다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걸 보고 반했어요. 이선균 선배님 나오신 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이랑 커피프린스도 너무 좋아했습니다. 예전에 쇼트트랙을 한 게 이렇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요.”

◆쇼트트랙과 송중기

송중기는 대전광역시 쇼트트랙 대표로 전국체전 출전 경력도 있다. 그게 너무 자랑스러워 시내에도 '대전광역시'라고 쓰여진 겉옷을 입고 다녔다.

"안현수, 이호석은 너무 멀리 있는 선수들이었고요. 전국대회에서 제가 이호석 선수보다 앞에 있던 적이 있었어요. 내가 1등이구나! 하고 골라인 딱 들어가서 일어섰죠. 그런데 저는 한 바퀴 더 남았더라구요."

초등학교 1학년 때 교통사고로 발목이 으스러졌다. 꾸준한 재활로 회복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또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 부상 때문에 결국 스케이트를 접었다. 그 발목은 ‘쌍화점’을 찍으면서 또 다쳤다.

"10년이나 한 건데, 그만두면서 엄청 울었죠. 그때 친구들은 지금도 만나요. 저보고 전지현 만나게 해달래요. 저도 한번도 못 봤는데."

◆연기자 송중기로 거듭나기까지

“어머니께서 외고는 남녀공학이라는 거에요. 대전은 남녀공학이 별로 없거든요. 바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성적은 올랐는데, 정작 외고는 떨어졌죠.”

쇼트트랙을 그만두면서 목표를 상실한 송중기에게 어머니가 미끼를 던진 것. 거기에 낚여 공부한 결과는 당당하게 성균관대 입학이었다. 대학에서는 학교 방송국 아나운서를 맡았다. 1학년 때는 경영학과에 가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 하지만 2학년 때는 '반항기'에 접어들었다.

“축제 진행을 보는데, 사람이 딱 6명 왔어요. 전 준비한다고 시험공부도 제대로 못했는데. 끝나고 술 엄청 먹었죠. 수업시간 발표는 제가 도맡아요. 마케팅은 재미있었지만 회계나 재무관리 시간에는 숙면을 취했습니다. 성적은 A부터 F까지 다양해요. 학사경고도 있고.”

2학년 때 알고 지내던 FD의 소개로 퀴즈프로에 나갔다가 준우승을 했다. 하지만 정작 좋지 않은 학교 성적 대신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노렸던 효도관광은 실패했다. 2007년에 대학내일 표지모델을 한 것도 그 FD가 신청한 것.

“사진이 이만하게 나와서 어찌나 부끄럽던지. 일촌신청이 많이 온 건 좋았지만, 정작 연예계 관계자 분들은 보신 분이 없었어요.”

가장 해보고 싶은 장르는 느와르다.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을 꼽았다. '하얀 거탑'의 김명민처럼 이기적이고 비열하지만 고독한 역할도 꼭 해보고 싶단다.

“선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은 게 어릴 때부터 좀 컴플렉스였어요. 그래서 반대되는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건 많습니다. 시트콤이나 푼수 역할도 좋죠. 뭐 하나 꽂히면 저지르는 성격이에요. 운동도, 대학도, 연기자 생활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