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경제
종합

"이마트가 수퍼마켓 낸다고?" 요동치는 골목 상권

  • 송동훈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김승범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입력 : 2009.04.21 02:59 | 수정 : 2009.04.21 08:31

    골목상권 대(大) 요동 신세계이마트 "진출"에 경쟁사(社)·동네 수퍼 위기감
    "대형마트는 성장에 한계… 싸고 좋은 상품 공급할 것" GS·롯데·홈플러스는 긴장
    소상인들 강력 반발 "껌 한통·두부 한 모까지 대기업이 쓸어가면 다 죽어"

    신세계이마트의 동네 수퍼마켓 시장 진출을 둘러싸고 유통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경쟁사인 GS·롯데·홈플러스는 바짝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동네 수퍼마켓들은 "대기업들이 중소상인들의 씨를 말리고 있다"며 거리로 뛰쳐나올 태세다. 업계에서는 골목상권을 둘러싸고 유통기업 대(對) 중소상인들 간의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수퍼마켓 낸다고?" 요동치는 골목 상권
    ◆신세계이마트 진출…GS·롯데·홈플러스와 전쟁

    신세계이마트는 지난주 330㎡(100평) 규모의 소형점포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마트는 서울 상도동과 대방동, 가락동에 부지를 확보하고 올해 안에 소형 점포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기존의 소형 이마트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신규사업(수퍼마켓) 진출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사실상 수퍼마켓 진출'로 규정한 상태이다.

    국내 1위의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수퍼마켓 시장에 진출한 것은 대형마트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즉 서울·수도권에는 대형점포를 열 부지가 더는 없기 때문에 적은 규모의 매장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수퍼마켓은 아직 점포를 확장할 여력이 충분하고 실적 성장세도 좋은 편이다.

    신세계 유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수퍼마켓의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은 11.8%로, 대형마트(6.1%)나 백화점(3.1%)을 압도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 시장의 미래를 위해서 수퍼마켓 시장 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업형 수퍼마켓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GS수퍼마켓,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확장·차별화 카드로 맞설 계획이다. 1위 업체로 지난해 8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GS수퍼마켓은 매장규모를 500~600㎡로 대폭 줄인 '신선식품 전문 수퍼'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슈퍼 역시 배달서비스와 보증·보상제도를 강화하고 롯데마트와의 통합구매 폭을 늘려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136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내년 2월까지 100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수퍼마켓보다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와 핵심상품을 압축시킨 상품 구색에 강화된 배달서비스, 홈플러스와 연계한 포인트 적립 등으로 집객(集客)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업체간 경쟁으로 소비자들은 쇼핑이 한결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체 임원은 "기업형 수퍼마켓 경쟁이 치열해지면 소비자를 위한 원가절감과 품질향상 노력도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슈퍼 서울 성수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GS, 롯데, 홈플러스에 이어 신세계까지 동네 수퍼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동네 유통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롯데슈퍼 제공
    롯데슈퍼 서울 성수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GS, 롯데, 홈플러스에 이어 신세계까지 동네 수퍼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동네 유통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롯데슈퍼 제공

    ◆반발하는 소상인들… "우리 다 죽는다"

    그러나 동네 수퍼마켓은 심각한 위기감을 실감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까지 동네로 진출할 경우, 지역 내 중소 유통과 골목 상권이 완전히 잠식당할 것이라는 걱정에서다.

    서울 송파구에서 수퍼마켓을 운영 중인 이모씨는 "3개월 전 근처에 대형 유통업체의 기업형 수퍼마켓이 들어서고 나서 한 달이 지나자 소형 수퍼마켓 한 곳이 문을 닫았다"며 "최근 매출이 50% 이상 줄어 곧 문 닫을 위기에 놓인 수퍼마켓이 또 하나 생겼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있는 다른 수퍼마켓의 김모 사장도 최근 매출 급감으로 고민이다. 하루 60만~70만원 선 정도를 유지하던 매출이 최근 20만원 정도로 뚝 떨어졌다.

    그는 "처음에는 불황 탓으로 생각했지만, 단골손님이 기업형 수퍼마켓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정말 망하겠다'는 두려움이 들고 있다"고 했다.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대기업형 수퍼마켓의 하루 매출이 평균 2000만~3000만원이라고 볼 때, 하루 50만~100만원 매출을 올리는 같은 지역 내 수퍼마켓 수십 곳이 언젠가는 문을 닫아야 한다"며 "껌 한 통과 두부 한 모까지 대기업이 다 쓸어가면 소상공인은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14일 '기업형 수퍼마켓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본격 대응에 나섰다.

    김경배 회장은 "이마트·홈플러스 등을 항의 방문해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지역 내 소상공인 단체와 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을 적극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정부에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 측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에 대한 영업시간 조정과 판매 품목 제한 조치 등을 건의했지만 정부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말로만 소상공인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TV조선 뉴스 핫클릭TV조선

    오늘의 뉴스브리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