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검사장 이인규)는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36)씨가 박연차 회장에게 돈을 받아 설립한 회사인 '엘리쉬&파트너스'가, 건호씨가 지분을 소유한 국내기업인 오르고스 한국지사에 25만달러를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건호씨는 25만달러를 미국 소재 P사에 투자했으며, P사로부터 재투자를 받는 형식으로 오르고스로 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건호씨의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 동기인 정모(40)씨가 2007년 12월 설립했고, 건호씨는 지배주주라고 검찰은 말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당초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36)씨에게 지난해 2월 송금한 500만달러의 실제 주인은 건호씨이며, 건호씨가 자금 요구 과정부터 깊숙이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구속)이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봉화가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 소유의 땅을 10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하고, 2억원을 이미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의 회갑 무렵인 2006년 9월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이 건넨 3만달러를 받았다는 검찰조사 결과에 대해 이날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함께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검찰간부 5~6명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내부 숙정작업이 시작되는 것은, 이번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넘어 여권 핵심부로 옮겨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입력 2009.04.18. 03:03업데이트 2009.04.18.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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