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12일 청와대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태국 순방 기간(10~12일) 동안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행적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다.

이 대변인은 10일 오전 이 대통령을 수행해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기로 돼 있던 태국 파타야로 떠날 예정이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아침 청와대 직원들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한 뒤 서울공항까지 갔지만 결국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국내에 남았다.

이런 사실은 이 대통령 일행이 탄 전세기가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 수행단 내에선 이 대변인의 부재(不在)가 곧장 드러났고 "장인 병세 때문에 급히 돌아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 대변인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었고, 청와대가 이 대변인의 '회군' 사실에 대해 한동안 비공개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장인 문제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국내에 남아 처리할 뭔가 중요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중요한 일이란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 유력했다.

검찰 수사 자체는 민정팀 소관이고, 수사가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정무팀에서 담당해야 하지만 이번 수사는 '칸막이' 업무 분장만으로 대응하기엔 규모가 너무 커졌고, 그래서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이 대변인이 국내 상황을 직보하는 책임을 맡아 남게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