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제작·운영, 북한보다 우리가 훨씬 앞서"

입력 2009.04.09 05:10

7월 우리 땅에서 위성 쏘는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지금…
위성 본체·상단 고체연료 100% 국산 기술로 개발
하단 추진체만 러서 도입 384가지 성능시험 끝내

7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나로우주센터. 드넓게 펼쳐진 남해를 굽어보는 마치산 중턱(해발 110m)의 로켓 발사장에는 직원 10여명이 발사대 기계설비와 추진제 공급설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오는 7월 말 러시아와 공동개발한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KSLV-1)를 쏘아 올릴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북한이 지난 5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장거리 로켓 '은하 2호'를 먼저 발사해 우리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다소 빛바래게 했지만,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동요하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은 35년 전부터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북한이 우리보다 핵심 발사체 기술에 있어 10년 이상 앞선다는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담담합니다. 북한은 북한대로 자기 갈 길을 가는 것입니다. 크게 놀라지도 부담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북한은 발사체 기술에서, 우리는 위성 제작·운영 기술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북한이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하는데, 미국 알래스카 서북쪽 관제소가 추적한 바로는 분명히 위성발사에 실패했습니다."(이철형 체계관리팀장)

나로우주센터는 지난달 말 러시아가 요구한 384개 항목의 까다로운 발사대 성능시험을 모두 마쳤다. 발사체를 통제하고 추적하는 13차례 모의비행 실험도 성공했다.

오는 10일부터 6월 23일까지는 지상검증용기체(地上檢證用機體·GTV)를 발사장의 높이 30m 이렉터(거치대)에 직접 장착하고 액체연료와 산화제, 고압가스 등을 주입하는 '인증시험'을 시작한다. GTV는 발사체 KSLV-1을 모형으로 만든 시험체다. 러시아에서 작년 8월 들여온 1단 GTV와 우리가 만든 2단 GTV를 결합했다. 엔진만 없을 뿐 크기·무게·전기장비가 실제 발사체와 동일하게 제작됐다. 인증시험은 발사장 시스템과 발사체가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최종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7월 우리 땅에서 인공위성 쏜다

100㎏급 과학기술위성 2호(STSAT -2)를 탑재한 KSLV-1은 오는 7월 말 기상 여건 등이 좋은 날 발사된다. KSLV-1은 길이 33.5m, 직경 2.9m, 중량 140t 규모로, 발사 24시간 전 발사장 거치대로 옮겨진 뒤 직각으로 세워진다. 액체연료가 주입되는 핵심 추진체인 하단부는 러시아가 개발했지만, 고체연료 엔진을 단 상단부와 위성 본체는 한국이 만들었다. 우리가 개발한 위성 발사체를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처음 쏘는 역사적 순간, 발사대에서 2㎞ 떨어진 발사통제동 발사지휘센터의 조광래 우주발사체연구본부장이 발사 버튼을 누를 예정이다.

조 본부장은 "이 발사체는 처음 25초간 900m를 수직으로 솟구친 뒤 남쪽으로 비스듬히 날아가 일본 오키나와 나하섬 180~200㎞ 상공을 지나간다"고 말했다. 국제법상 100㎞까지가 영공이고 그 이상은 우주로 보기 때문에 일본 영토를 지나가도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 전후 일본에 발사 상황을 실시간 전달할 예정이다.

발사 540초 만에 2단 고체 추진체와 분리된 인공위성은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후 300~1500㎞ 고도를 지나면서 지구복사에너지와 별 위치 측정 등 임무를 수행한다. 수명은 2년. 사진을 찍는 기능은 없다. 1단 추진체는 발사 238초에 분리돼 포물선을 그리면서 호주 인근 공해상에 떨어지고, 2단 추진체는 대기권에서 불타 소멸된다.

2017년 우주강국 진입

발사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 위성 자력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판정된 8개국 중 최초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이스라엘·프랑스·소련(현 러시아) 등 세 나라뿐이다. 성공률은 27%로, 미국도 첫 발사에 실패했다.

이철형 팀장은 "우리가 돈을 들여 만든 위성을 다른 나라에서 쏘게 되면 위성을 장착해 발사하는 3개월 동안 통제동에 가지 못하고 시험동에서 스크린으로만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 힘으로 쏘아 올려 발사운영 경험을 쌓는 것은 큰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는 1차 발사 후 9개월이 지난 뒤 2차 발사에 들어간다. 러시아와 3차례 발사하기로 계약했기 때문. 현재 100㎏급 위성 3기, 고체 모터 추진체 3기가 나로우주센터에 마련돼 있다. 러시아가 만드는 하단부 추진체는 오는 6월 중순쯤 국내로 이송될 예정이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오는 7월 발사를 성공시키고, 2017년에는 순수 자체 기술로 제작한 KSLV-2를 쏘아 올려 진정한 '한국의 우주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3125억원을 들여 2003년 3월부터 510만㎡ 부지에 조성한 나로우주센터에는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과 러시아 연구진, 현대중공업 직원 등 310여명이 상주하고 있다. KSLV-1 발사체와 위성 개발에는 5024억원이 투입됐다.

오는 7월 말 우주로 발사될 한국형 소형위성발사체 (KSLV-1)의 1·2단 로켓이 결합된 모습. 엔진만 없는 실제 발사체와 동일한 지상검증용기체(地上檢證用機體)다. 나로우주센터는 오는 15일 발사대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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