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혹… "노(盧) 전(前)대통령 문제 다 털자" 의견도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09.04.08 01:21 | 수정 2009.04.08 03:07

    도덕성 무기 삼았는데… 일부선 "배신감 더 크다" 친노(親盧)들은 "안타까울 뿐"

    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박연차씨 돈을 받았음을 인정하고 사과하자, 민주당은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면서도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에선 "전직 대통령을 너무 가혹하게 대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지만, "이번 기회에 노 전 대통령 문제는 확실히 털고 가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그동안 형 건평씨 문제 등에 대해선 침묵하고 버티다 부인 권양숙 여사 쪽으로 수사망이 좁혀지자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 "결국 마지막까지 버티려고 했던 것 아니냐"며 화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들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감싸는 주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연차 회장 수사에 있어, 우리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성역 없이 공개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오늘 노 전 대통령이 밝힌 대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세균 대표는 관련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찰 수사가 원칙대로 진행돼 사실대로 밝혀지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도덕성을 무기로 삼았던 노 전 대통령이기 때문에 분노와 배신감도 더 크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국정운영에 대한 미숙함은 비판해왔지만 도덕성 문제만큼은 믿음이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7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박연차씨 돈을 받았다고 고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했고, 일부 당직자들은 노 전 대통령측에 대해 화까지 냈다. 정세균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공청회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다./뉴시스
    당 핵심 관계자는 "돈 받은 사실을 화끈하게 시인한 것에 대해 좀 놀랐다"고 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라면 도덕성으로 유지됐던 전 정부의 뿌리가 뽑히는 것이며, 이런 식이라면 또 어디서 우리가 모르던 잘못이 밝혀지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 권 여사가 빚을 갚기 위해 박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해명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당 관계자는 "재임 중 재산신고 때 부채가 없었고, 대통령 월급을 그대로 모아 재산이 오히려 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무슨 채무 변제용 돈을 받았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친노(親盧) 측근들은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잘못이 있다면 성역 없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밝혀왔고, 오늘 입장 발표도 같은 맥락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과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내 속이 내 속이 아니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한 측근은 "이명박 정권이 이런 식으로 전직 대통령을 망가트릴 생각이면 그대로 당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386 측근인 peopleView.jsp?id=1994" name=focus_link>안희정 최고위원은 이날 사전영장이 청구된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노 전 대통령에게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붙였던 것과 같은 논리로 (의리를 끝까지 지켰기 때문에) '바보 강금원'이라고 부르고 싶다"며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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