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거리' 종로가 바뀐다. 대로변에 즐비했던 노점들이 이면도로로 들어가고, 간이공연장·문화예술공간이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종로 특화거리 조성사업' 계획을 7일 발표하고, 고객 증가와 골목 상권 활성화(이면도로 상가 상인), 안정적 영업환경 확보와 이미지 개선(노점상), 쾌적한 보행과 새 녹지공간 향유(시민), 새로운 관광명소 관람과 독특한 상품 구입(외국인)으로 4자 모두 만족할 개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노점상 전국 최대 밀집지역(총 1147개)인 종로를 행정력으로 단속하기보다 특화거리 조성사업에 편입시켜 보행환경·도시경관을 개선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에서, 종로 1~6가 대로변 노점을 단계적으로 뒷길로 재배치한다는 장기 계획을 밝혔다.

관철동‘젊음의 길’특화거리 조감도.

◆피아노거리, 다음 달 새 모습

종로 특화거리 첫 작품은 다음 달 선보일 관철동 젊음의 길(일명 피아노거리)이다. 길이 150m, 폭 14m인 이 거리에 놓였던 구조물들은 지난 6일부터 진행된 철거 작업으로 사라지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규격화된 90여개 노점이 대로변으로부터 옮겨 와 액세서리·공산품을 팔게 된다.

종로 특화거리 1단계 사업 대상지는 피아노거리 외에 2곳이 더 있다. 낙원상가 주변 수표다릿길(길이 210m, 폭 14m)은 인사동 거리와 연계해 외국 관광객이 즐겨 찾도록, 건너편 국일관 주변 수표다릿길(길이 180m, 폭 14m)은 청계천 방문객이 찾을 수 있게 음식·공산품 특화거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수표다릿길 낙원상가·국일관 주변 정비사업은 오는 6~7월 마무리되지만 전신주 지중화 사업에 시간이 걸려 올 연말쯤 완성된다고 강홍기 시 가로환경개선팀장은 설명했다.

시는 현재 종로 1~3가 대로변에 있는 노점(종묘공원 40개 포함) 293개를 3개 특화거리에 재배치하고, 노점이 떠난 대로변 자리엔 녹지공간을 새로 꾸밀 계획이다.

◆종로 대로변 609개 노점 골목안에

종로 특화거리 2단계 사업은 종로 4~6가 노점상을 골목 안으로 옮기는 것으로, 내년에 본격화된다. 노년층 좌판 형태가 많은 종로 4가, 농산물·잡화·묘목·화분이 많은 종로 5~6가, 세운상가를 합해 대로변 노점상 수는 모두 316개로 집계돼 있다.

일대 노점상과 상가 상인들에게 노점양성화·상권활성화를 약속하고 꾸준히 논의해 피아노거리 특화 합의를 끌어냈듯, 2단계 사업도 원만하게 이뤄낼 것으로 시는 자신하고 있다. 불법 노점상을 제도권에 끌어들이는 대신, 정당한 사용료를 내게 하고 전매·전대(轉賣·轉貸)를 못하게 하며, 상가 상인들과 겹치지 않는 상품을 팔도록 유도해 서로 득이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김병환 가로환경개선담당관은 말했다. 시는 김두한·우미관·한국기원·낙원상가처럼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인물·건물을 살려낸 거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02)3707-8701

◆귀금속지구·세운녹지軸도

'서울의 얼굴'은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해 놓았다. 2015년 완성될, 종묘~청계천을 이을 총 길이 1㎞, 폭 90m의 세운녹지축 사업이 그중 대표 역사(役事)다. 다음 달 종묘 맞은편 옛 현대상가 자리에 길이 70m, 폭 50m의 녹지광장을 시작으로, 2012년 세운·청계·대림상가 간 길이 290m, 폭 90m 녹지가, 2015년 삼풍·풍진·신성·진양상가 간 길이 500m, 폭 90m 녹지가 생겨 서울 남·북 녹색지대를 잇게 된다.

종로의 명물 귀금속 단지는 관광자원으로 육성된다. 시 경쟁력강화본부는 묘동·돈의동·예지동·인의동과 종로 3·4가 등 종묘 주변에 산재한 2800개 관련 사업장의 역량을 한데 모을 귀금속 산업뉴타운 지구(jewelry business park·12만5180㎡) 설치를 포함한 '산업뉴타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귀금속 중소제조업체 임대공간, 법률·회계·컨설팅 지원시설, 바이어 접객·상담 공간, 전시·컨벤션 시설로 꾸리도록 내년까지 지역 내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하고, 인사동·청계천·종묘와 연계한 관광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 귀금속 클러스터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02)3707-8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