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빚 졌길래 10억이 필요했나

조선일보
  • 황대진 기자
    입력 2009.04.08 03:11

    [盧 前대통령 대국민 사과]
    재임 중 재산 5억 늘었는데 "빚 때문"이라니…

    노무현 전 대통령은 7일 박연차씨의 돈을 받은 이유로 '집에 미처 갚지 못한 빚이 있어서…'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측은 "부인 권양숙 여사가 빚이 있어 정상문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이 받은 돈은 1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 5년간 재산이 4억7200만원에서 9억7200여만원으로 5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정부공직자윤리위에 신고했었다. "월급 저축 등으로 재산이 불어났다"는 설명이었다. 대통령 연봉은 1억7000만원쯤 된다. 이처럼 남편은 재산이 늘었는데 부인은 빚을 갚으려고 남편의 후원자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이다.

    노 전 대통령측 주장대로 빚이 맞다면 이미 공개된 노 전 대통령의 빚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장수천' 관련 사안이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운영한 생수회사 장수천과 관련해 30억원가량의 채무가 있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측이 재임기간 외국 유학 생활을 한 두 자녀의 학자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해 박씨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검찰은 박씨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녀 등 노 전 대통령의 가족에게 박씨 돈이 건네진 정황을 포착했으며, 박씨도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살고 있는 봉하마을의 사저 건축 비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집을 지으면서 "금융기관 등에서 돈을 빌렸다"고 했었다. 일각에서는 "권 여사가 개인적으로 진 빚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직접적 원인이야 무엇이든 간에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씨의 평소 관계에 비춰보면 노 전 대통령은 빚으로 생각했다기보다는 '돌려주지 않아도 될 돈'으로 생각하고 받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권력의 도움이 무엇보다 아쉬운 사업가 박씨가 다른 사람도 아닌 현직 대통령에게 나중에 돌려받을 생각을 하고 돈을 줬을 리도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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